일반적으로 성공을 경험한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경영철학과 방식을 좀처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중소기업 오너이면 더욱 그렇다.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전문기업인 미디어랜드를 이끄는 이무성 대표도 마찬가지다. 보안산업을 바라보는 그만의 시각이 존재한다. 20년 이상 국내 IT 보안 산업에 종사한 경험과 노하우가 만들어낸 자신만의 프레임이다.
![[정보보호/시큐리티 톱 뷰]<40회>이무성 미디어랜드 대표](https://img.etnews.com/photonews/1306/443744_20130623172604_100_0001.jpg)
대표적인 게 `울타리 보안론`이다. 외부의 공격을 막아내는 전략적 요충지였던 중국 만리장성, 우리나라 남한산성처럼 외부 해커의 공격을 커다란 `틀`을 기반으로 막아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그가 꼽는 대표적 사례는 인천국제공항이다.
외국 여행객이 공항에 도착한 뒤 국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밟는 수속처럼 전혀 새로운 코드가 네트워크망으로 들어올 때 본인확인, 무결정검사, 접근권한부여 등이 시스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인터뷰 도중 “다시 시작이다”라는 말을 여러번 되내었다. 2000년대 초중반 성장가도를 달렸던 과거를 잊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미디어랜드는 18년 전 엔드포인트 PC 관리를 기반 사업으로 설립됐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중반까지 총소요비용관리(TCO) 부문 국내 1위를 차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PC를 관리하는 기술에 관한 한 경쟁력을 보유했지만, 2005년 가트너가 `NAC`라는 화두를 꺼내면서 시장판도가 급변했다. 이후 미디어랜드는 흥망성쇠를 몸소 경험했다.
미디어랜드는 지난달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솔루션에 관한 CC인증을 획득했다. 기술력만 있으면 고객이 찾아왔다는 과거는 잊었다. 마케팅도 강화한다. `T게이트(Tgate)`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방침이다. 고객사 레퍼런스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 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제과·롯데캐피탈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한진해운·국립암센터·한국지역난방공사·예금보험공사·금호타이어 등 미디어랜드 NAC를 이용해 전산망을 보호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국내 메이저 은행의 IP관리 고도화 사업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미디어랜드를 만리장성 또는 시스템보안기업 에스원에 비유한다. 악성코드가 회사 시스템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씌우는 회사라는 것이다. 그 동안 쌓아온 IP관리 기술력과 자산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NAC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엔드포인트PC 보안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3.20 전산망 마비 사태가 발생했다”며 “다만 그는 국내 NAC 시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디어랜드가 위치한 양평동 우림라이온스밸리빌딩 7층에는 아담한 정원이 있다. 직원들의 휴식공간이자, 각종 꽃, 식물과 나무들이 자란다. 회사 직원들이 활짝 핀 꽃과 함께 웃는 날이 오지 않을까.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