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통거인들, 현지 기업 손잡고 중국 진출

연간 1500조원을 웃도는 중국인의 온라인 쇼핑 열기를 잡으려고 미국 유통 거인들이 중국 진출에 가속도를 붙인다.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이 핵심 전략이다.

24일 로이터와 차이나데일리는 이베이가 결제 시스템을 무기로 중국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지존 알리바바에 밀려 2006년 철수했던 이베이로선 두 번째 출사표다.

이베이가 지난달 연 `이베이 스타일` 중국 사이트 <출처:이베이스타일 웹사이트>
이베이가 지난달 연 `이베이 스타일` 중국 사이트 <출처:이베이스타일 웹사이트>

이베이는 자사 결제 시스템 `페이팔`의 중국 진출을 디딤돌로 삼는다. 존 도나호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페이팔이 중국에서 결제 라이선스를 승인받는 첫 해외 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르면 3개월 내 가능할 것”이라 확신했다. 현지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도 검토한다. 로이터는 “페이팔이 중국에서 승인된다면 알리바바와 바이두에 맞서 해외 기업이 갖던 약점을 없애 이베이의 중국 시장 진출 속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베이는 지난달 중국을 겨냥한 온라인 패션몰 `이베이 스타일` 사이트를 열었다. 현지 온라인 패션 유통 기업 시우닷컴(Xiu.com)과 손잡았다. 시우닷컴은 중국에서 판매와 물류, 고객 서비스를 맡는다.

아마존의 보폭도 빨라진다. 아마존은 5월 중국어 모바일 앱 스토어를 개설했다. 아마존 코인을 앱과 아이템 구매에 쓸 수 있도록 해 중국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을 높인다. 앞서 중국 통신사 차이나텔레콤과 손잡고 온라인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했다. 전자책을 비롯한 모바일 콘텐츠 판매와 모바일 기기 판매를 위한 온라인 모바일 유통 시장 확대에 한창이다.

세계 최대 오프리인 유통기업 월마트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중국 인터넷 식료품 사이트 운영 기업 이하오디엔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 올해 B2C 시장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에 소매를 걷었다. 중국 전역에 신선 물류 센터를 확장한다.

대기업뿐 아니다. 텐센트 투자를 받은 미국 가정용 제품 온라인 디자이너몰 `팹닷컴(Fab.com)`도 경쟁을 선언했다. 현지 최대 인터넷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의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에서 히트를 친 디자이너 쇼핑몰의 중국 소비자 몰이에 나선다.

지난해 중국인이 전자상거래로 쓴 돈은 8조위안(약 1505조 5199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31.7% 증가한 금액이다. 온라인 유통 산업도 쑥쑥 성장한다. 지난해 1조33000억위안(약 244조6500억원) 규모인 중국 온라인 유통업계 매출은 올해 3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JP모건은 이 시장이 2015년까지 지금보다 43% 커진 5017억 달러(약 57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은 15%를 밑돌 전망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