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1개월만에 1800선 붕괴

미국 양적완화 축소 충격에 이어 중국발 경제위기 우려가 겹치면서 코스피 18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지수가 18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7월 26일 1782.47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이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82포인트(1.31%) 하락한 1799.01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버냉키 발언 이후 국내증시는 지난 3거래일동안 모두 89.3포인트(4.73%)가 빠졌으며 시가총액도 57조원이 증발했다.

이날 1821.22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이후 1805.01까지 떨어지며 1800선 붕괴에 대한 우려감이 감돌았지만 기관이 매수전환하면서 낙폭을 서서히 줄여가는 모습을 보이며 2시까지 1810선에서 횡보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중국 증시가 큰 폭 하락했다는 소식이 겹치며 다시 투매가 이어졌고, 결국 마감 직전 1800 아래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12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가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49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오전에 `팔자`를 보이다가 오후 `사자`로 돌아서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974억원 순매수를 보였고 개인은 1467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0.91% 하락해 13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SK텔레콤(-4.95%), SK하이닉스(-3.41%), 현대모비스(-2.33%)의 낙폭이 컸고 현대차는 0.25% 올랐다.

전문가들은 중국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 우려가 경기 연착륙으로 이어지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코스피지수 저점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버냉키에서 주가 폭락의 원인은 시작됐지만, 파장은 아시아에서 불거지고 있는 것 같다”며 “동남아에서 중국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2.24포인트(2.35%) 하락해 508.6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장 막판 낙폭을 갑자기 키웠다. 이는 지난 2월 13일(507.99%) 이후 4개월여만에 가장 낮다.

원달러 환율은 6.4원 오른 1161.4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