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창조경제 기획에 대한 제언

새 정부가 내건 창조경제의 정의를 도출하느라 나라 전체가 시끌벅적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정부는 우여곡절을 잘 추스르며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사회 각층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아이디어와 정책을 바구니에 담아 들고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한국형 창조경제 틀을 짜는 데 혼신을 다하고 있다. 이즈음에 지혜를 보태는 심정으로 정책기획 몇 가지를 제언해 본다.

[미래포럼]창조경제 기획에 대한 제언

첫째,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속담을 빌리지 않더라도, 바구니 속의 수많은 구슬을 꿰어 보물로 만들 수 있는 정교하게 디자인된 국가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 국가 비전 정립이 완료된 지금쯤에는 국가적 중·장기 목표 프로젝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국민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분명한 구심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가 목표는 스마트 경제 시대에 세계가 경쟁적으로 추구하는, 우리가 경쟁우위 요소를 지닌 분야면서 창조경제의 다양한 활동을 품을 수 있는 그릇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책이라야 한다. 이러한 국가 규모의 구체적인 목표 프로젝트는 창조경제를 구현할 핵심 전략인 벤처산업 육성의 가장 큰 견인차가 될 것이다. 선택된 창업 분야가 국가 목표 달성에 직간접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일 때, 미래 시장성이 담보되므로 창업자는 물론이고 투자자와 주위 지원 시스템이 힘을 모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둘째, 새 정부가 선택한 핵심 수단 전략인 벤처산업 육성은 글로벌 리더로 가는 필수 정책이다. 세계 산업을 선도하는 선진국이 끊임없이 경제성장의 핵심전략으로 채택해 온 사실이 이를 충분히 설명한다. 역대 정부가 펼친-첫 단추를 잘못 끼운-벤처산업 지원정책은 많은 부작용을 낳았고 우리 성장잠재력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데도 크게 작용을 했다. 새 정부의 벤처정책 재정비가 한창인 이때 벤처산업의 펀더멘털을 철저하게 적용한 한국형 벤처육성 시스템을 디자인해주기를 강력하게 주문한다. 벤처산업 모델은 수백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구축해 낸 실리콘밸리 모델이 가장 성공적이다. 지금도 세계적인 새로운 선도 산업을 끊임없이 구워 내는 가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마의 작동에는 몇 가지 핵심 펀더멘털이 있다. 으뜸 기본원리는 벤처육성 프로세스 하나하나가 해당 벤처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철저한 훈련과정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 본질적 기본원리를 훼손하거나 함양 기회를 박탈하는 본의 아닌 정책 디자인 오류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다음은, 으뜸 원리 못지않게 중요함에도 우리가 소홀히 해온 펀더멘털, 철저한 시장경제 논리가 작동되는 선진형 벤처캐피털 시스템과 글로벌시장 진출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벤처산업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이스라엘 모델도 이 두 펀더멘털을 핵심 기반으로 해 자국의 경쟁 우위적 여건을 융합, 창조적으로 디자인해낸 것이다. 벤처캐피털인 요즈마펀드와 미국 시장진출 파이프라인 역할을 한 BIRD 정책의 두 날개 뒤에 숨은 노하우를 철저히 분석해 한국형 벤처육성 시스템을 디자인해내는 지혜와 노력을 주문해 본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창조경제의 궁극적 모습인 `스마트 창조사회 구축`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쉽고 값싸게 쓸 수 있는 무선 통신망 환경을 가능한 한 빨리 제공하는 일에 역점을 둬야 한다. 과거 불모지인 IT 환경에서 우리나라가 단숨에 세계적인 IT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지름길이, `유선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깔아 국민이 인터넷을 쉽게, 싸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아이디어 창출·실현에 마음껏 도전해 볼 수 있는 핵심 인프라를 제공한 정부정책이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자명해질 것이다.

장세탁 한국클라우드포럼회장 stchang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