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미다스의 손` 손정의

손정의 스프린트를 삼키다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하는 사업은 누구나 가능하다. 기업가라면 0에서 1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손정의 명언록

일본 시가총액 4위 기업을 이끄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인수합병(M&A)의 귀재다. 불가능한 일을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이뤄내는 것이 손정의식 혁신 DNA다. 손정의 스타일은 결코 검증된 길을 따라가지 않는다.

[이슈분석]`미다스의 손` 손정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2006년 손 회장이 보다폰재팬을 인수할 때 일본 언론은 엄청난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소프트뱅크가 막대한 부채로 5년 안에 도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소프트뱅크는 보다폰재팬 인수 후 순증가입자 점유율을 52%로 늘렸고 고객 호감도 1위에 올랐다.

소프트뱅크는 원래 컴퓨터 소프트웨어 도매회사로 출발했다. 1996년 포털서비스에 진출해 2001년 야후 BB서비스를 시작했다. 2004년 일본텔레콤을 인수해 유선 전화 시장에 발을 디뎠다. 이 인수로 소프트뱅크는 유선전화와 기업 상대 데이터 통신까지 갖춘 종합통신화사로 도약하고 제 3세대 이동통신 참여 기반을 마련했다. 2006년 소프트뱅크는 보다폰재팬을 인수해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다. 유무선 통신서비스와 방송 콘텐츠까지 갖춘 종합통신회사로 변신했다.

소프트뱅크가 지금 위치에 오른 건 일본 통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덕이다. 손 회장은 일본 최초로 애플 `아이폰`을 도입했다. 휴대폰은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일본 시장에 자동차 판매에서 쓰던 할부 개념을 도입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올 2월 소프트뱅크는 전체 무선가입자 수 2위인 KDDI를 넘어섰다. NTT도코모가 6154만 명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소프트뱅크는 4310만명, KDDI는 4180만명이다. 소프트뱅크는 M&A로 가입자만 늘린 게 아니다. 지난 6년간 시장점유율이 8%나 올랐고 주가는 2008년 4월 2115엔에서 지난 5월 5390엔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에서 M&A 성공신화를 쓴 손 회장은 미국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 일본 기업이 인수했던 규모가 큰 미국 기업 중 성공사례는 찾기 힘들다. 손 회장은 일본에서 성공한 상품과 전략을 미국 시장에 도입한다. 손 회장의 깜짝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소프트뱅크 성장과정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