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의 낯선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향하는 것.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기기가 세계 구석구석까지 확산된 오늘날 협업의 정의다. 140자도 안 되는 트윗(Twit) 하나는 세계 사람을 끌어들여 글로벌 협업의 씨앗이 된다. 디지털이 더해진 협업은 예기치 못한 성과를 이끌어 내는 마술을 부린다.
`콜라보`의 저자 윌리엄 브래튼은 LA경찰청장과 뉴욕 경찰청장을 역임하면서 수많은 협업의 성공 사례를 목격하고 직접 경험했다. 또 한 명의 저자인 재커리 튜민은 하버드 정책대학원에서 고위 관료들과 기업 임원을 상대로 10년 넘게 강연하고 있는 리더십 전문가다. 두 저자는 다양한 인터뷰로 여러 협업 사례의 생생한 스토리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협업 원칙과 전략을 제시했다.
때론 평범하고 어쩌면 비범한 다양한 협업 방식을 접하다 보면 우리 사회의 협업이 가진 중요성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한 명의 해커가 수만 명의 팔로어를 동원해 미국 전역에 흩어진 10개의 빨간 풍선을 찾아낸 사연, 트위터·페이스북을 동원한 시민이 방송사와 함께 튀니지의 민주화를 이뤄낸 스토리 등 가족부터 기업, 교육, 사회, 정치를 넘나드는 협업의 사례는 새로운 통찰력을 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도 이메일과 모바일 등 일상적 디지털 기술을 무기로 한 협업의 힘이 발휘됐다.
저자는 단순히 기술적 차원을 넘은 협업 전략과 리더십의 중요성을 꼬집는다.
예컨대 과거 미국 내 다수 정부 기관이 핵 감지를 비롯해 다양한 위험 데이터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갖고 있었지만 각기 다른 기술과 수집·기록 방식을 사용했다. 조직 간 경계로 수많은 데이터도 무용지물이었다. 필요한 순간에 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기술 문제가 아닌 전략, 즉 공통 플랫폼의 문제다. 결국 미국 정부기관은 `세계 핵 감지 설계구성도`를 그려 세계 방사능 감지센서망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표준 규격을 정하고 메시지를 통합해 조직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협업 실마리를 풀어내는 전략의 힘이다. `판을 바꾸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선 조직의 힘을 움직이는 리더의 의지가 중요하다.
물론 기술도 잘 활용해야 한다. 저자는 트위터의 지인들을 단순 `팔로어`에서 `협력자`로 바꾸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수시로 팔로어들과 대화하고 SNS를 의사소통을 통한 협업의 플랫폼으로 바꾸는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SNS뿐만 아니라 이메일을 포함한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잘 활용한다.
협업은 봉사활동이 아니다. 참여자에게 이익도 줘야 한다. 저자는 협업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다. 여기서 이익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것까지 포함한다. 참여자의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을 울려야 한다.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기업과 조직, 개인의 대부분 성과가 바로 협업의 결과다. 각 분야 혁신가들이 전하는 협업의 스토리에 녹아들다 보면 어느새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도 그려진다.
윌리엄 브래튼·재커리 튜민 지음. 차백만 옮김. 유비온 펴냄. 1만6000원.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