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업계가 가입자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IPTV 시장점유율 합산방식 현실화법 등 방송 관련법 개정으로 시장점유율 규제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현실화하기 전 `덩치 키우기` 경쟁이 불붙는 양상이다.
KT스카이라이프(대표 문재철)는 위성방송 가입자 197만명, 결합상품(OTS) 203만명으로 총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 KT IPTV인 올레TV(OTV)는 지난 6월 가입자가 244만명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KT 계열사 가입자는 총 644만명이다.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약 2500만명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수치다.
KT가 유료방송시장의 거대사업자로 등장하자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인수합병으로 가입자 확보전에 맞불을 놓았다.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지역 개별 SO를 인수했다.
CJ헬로비전은 지난 2010년 포항종합케이블방송, 신라케이블방송을 인수한 후 3년 만에 횡성유선방송, 영서방송, 한국케이블TV호남방송을 잇달아 사들였다. 인수합병도 “SO 인수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경쟁력 확보”가 목적이다. 티브로드 계열사 티브로드한빛방송은 티씨엔대구방송을 인수했다.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가 보유한 SO는 각각 21개, 22개 권역이고 가입자는 각각 370만명, 330만명으로 늘어났다. MSO 중 선두를 다투지만,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K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IPTV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구글 TV등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며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는 각 144만5000명, 103만명에서 반년 만인 올해 6월 170만명, 130만명으로 급증했다.
현재 방송법을 보면 케이블TV사업자는 전국 77개 방송구역 중 3분의 1(25개), 전국 케이블TV 가구수 중 3분의 1(약 500만명)을 초과하는 게 금지돼 있다. `이중규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위성방송은 점유율 규제가 없어 OTS 등 결합상품을 판매해도 제약 받지 않는다. IPTV사업자는 전체 유료방송사업자의 3분의 1로 점유율 규제를 받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규제 강화 움직임에 방송사업자마다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위성방송 점유율 규제 강화 움직임에 KT 계열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전 세계가 규제완화 흐름으로 가고 있는데 국내는 계속 규제를 하자는 움직임”이라며 “플랫폼사업자는 방송을 전달하는 매체이지, 방송을 왜곡하는 매체가 아니기 때문에 점유율 규제 차원에서 접근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지상파를 시청률 다양성이라는 차원에서 시청률이 너무 높게 나오면 못보게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는 채널편성권, PP수신료 배분 등을 갖고 있어 독점이 됐을 때 사회적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통합 방송법 등으로 동일 규제의 틀에서 점유율을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SK텔레콤이 신세계통신을 인수할 때 정부가 SK텔레콤 점유율을 50% 넘지 않는 조건하에 승인한 것처럼 KT 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으면 가입자를 받지 못하게 하는 등 사후 규제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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