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학작품을 우리는 흔히 `고전(古典·Classics)`이라고 부른다. 고전의 힘은 `영속성`에 있다. 작품이 처음 선보인 후 몇 백 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는 그 고전을 읽으며 감동한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고전작품의 위대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좋은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고 흘러도 사랑받는 법이다.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ET단상]명작 3D영화가 이끄는 콘텐츠의 힘](https://img.etnews.com/photonews/1307/446381_20130702105306_909_0002.jpg)
올해 초부터 반가운 영화의 재개봉이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기 시작했다. 과거의 흥행작을 현대 영상 신기술로 재탄생시킨 사례다. 흥행성을 검증받은 좋은 콘텐츠를 화려한 영상미로 무장해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소구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지금까지 결과로 미루어보면 이 전략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3D 재개봉 영화 `타이타닉(제임스 캐머론)`은 1997년 개봉해 15년 만에 3D로 재개봉됐고 할리우드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높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중국에서는 역대 흥행 외화 순위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금액으로 보면 약 7억위안(1억1726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린 셈이다. 또 `스타워즈` `라이온킹` `니모를 찾아서` 등이 3D로 재개봉하며 흥행 기록을 이어나갔다. 이외에도 `레옹(뤽 베송)`을 비롯해 20년 만에 3D로 재개봉하는 `쥐라기 공원` 등이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3D 재개봉 영화는 왜 계속 나타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한마디로 `콘텐츠의 힘` 때문이다. 이는 고전문학이 오랜 시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명작 영화가 가진 콘텐츠 자체의 힘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전에 영화를 봤던 관객들은 재개봉한 영화를 통해 그 시절을 추억하고 현재의 다른 누군가와 그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 이 소중한 추억은 더 화려해지고 선명해진 화질, 3D, 아이맥스(IMAX) 등 새로운 영상기술과 접목해 감동을 배가 시켜준다. 콘텐츠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3D 영상의 힘이다.
최근 3D 시장이 축소되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된 3D 영화는 총 36편으로, 이 수치는 전년 대비 약 20% 줄어든 것이다. 영국 내 3D 영화 점유율 역시 2010년 24%, 2011년 20%, 2012년 18%로 완만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영화계의 3D 영화 재개봉 러시는 어떻게 설명한 것인가. 최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우리 영화 최고 기대작 `미스터고(김용화)` 역시 3D로 개봉된다. 성장성, 시장성이 없다는 3D로 스크린 대작이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영국 영화협회는 영상미가 훌륭하다고 알려진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의 3D 관람률이 7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3D 영화 관람률이 30%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3D 영상은 앞으로도 꾸준히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물론 좋은 콘텐츠와 수준 높은 영상미가 보장돼야만 한다. 3D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과 종사자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3D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이는 속도의 문제일 뿐 영상기술의 진화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문제는 콘텐츠다. 강력한 힘을 가진 콘텐츠가 존재하는 한, 또 고전의 영속성이 3D 영화와 3D 콘텐츠에 스며들어 계속되는 한 3D 영상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3D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에 더욱 집중하고 이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된 3D 시장의 선두 국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명환 한국리얼3D콘텐츠제작자협회 전문위원 beccokr@b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