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대신 문자를 사용해 문제 해결을 쉽게 해주는 `대수학(Algebra, 代數學)`을 게임으로 1시간 내에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대수학은 미지수를 찾기 위해 등호를 이용해 식을 만들고 문제를 푸는 어려운 학문이다.
예를 들어 `700X+500(12-X)=6800`이라는 방정식에서 X값을 찾아내는 게 대수학의 기본이다. 고등 과정으로 갈수록 미지수의 차수가 높아지고 식이 복잡해진다. 이해력이 중요한 학문으로 초급 과정이라도 1시간 내에 배우기 어렵다.
게임전문가이자 템플대 강사 조던 샤피로는 3일 포브스 칼럼에서 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주에서 열린 `대수학 챌린지` 대회 참가자들이 교육용 게임 `드래곤박스`로 학년별 대수학을 배우는데 평균 41분 44초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대학 게임과학센터가 주최한 이 대회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 졸업반까지 모두 4192명이 참가해 5일간 드래곤박스를 이용해 방정식 39만건을 풀었다. 참가 학생 가운데 92.9%가 1시간 30분 내에 대수학을 숙달했고 이 중 상당수는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45분 내에 대수학을 다 배운 학생도 73.4%나 됐다.
워싱턴대학 게임과학센터는 “게임을 중심으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이며 이를 위해서는 초기 수학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어린이들에게 대수학에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대회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드래곤박스 개발자는 “대수학 교습에서 드래곤박스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문제를 푸는 기술을 포함해 50% 정도”라며 “게임이 선생님을 대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드래곤박스를 가지고 노는 아이는 어떤 형식으로든 대수학을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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