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업에 속하지 않은 `프리랜서 소프트웨어(SW) 개발자`가 늘고 있다. `키워놓은` 직원의 이탈로 중소 SW기업은 경쟁력이 약화되고, 프리랜서 개발자들도 수익 대비 업무량이 과중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조기 퇴사한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SW 개발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정보기술산업노동조합 조사에 따르면 2004년 6.3%였던 SW 프리랜서 비중이 올해 19.4%에 달한다.
중소 SW기업의 낮은 보수와 격무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5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개인으로도 각종 프로젝트에 투입될 수 있어 기업에 소속했을 때보다 수익이 낮다는 판단이다. 사업 수주를 위해 저가 입찰한 후 한시적으로 프리랜서 개발자를 고용해 비용을 줄이는 IT 업계의 관행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그만큼 정규직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
개별 차이가 크지만 프리랜서 개발자들은 보통 회사에 있을 때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기업 프로젝트에 투입돼 실력을 인정받으면 시장에서 `몸값`이 높아져 연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개발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는 고용불안과 수익 대비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발주처 횡포로 대가를 제대로 못 받아도 개인 차원의 대응이 어려워 손해를 보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직원 역량 제고에 투자해 온 중소 SW기업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5년 이상 경력을 쌓은 `쓸 만한` 인재들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업무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회사 내부 정보나 기술이 유출되는 것도 문제다. 최근 대기업의 SW 인력 빼가기까지 겹치면서 중소기업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 중소 SW업체 대표는 “과거 SW기업의 핵심은 인재라는 생각에 관련 투자를 늘렸지만 이탈이 계속 늘면서 지금은 사람보다 기술 자체에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정책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