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000억씩 경쟁자 `파이어폭스폰` 키운 구글의 속내

초저가 파이어폭스폰 탄생의 일등공신 중 하나인 구글의 `역발상`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다. 제 발등을 찍을 경쟁자를 손수 키웠단 우려도 나온다.

연 3000억씩 경쟁자 `파이어폭스폰` 키운 구글의 속내

3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안드로이드폰의 라이벌 파이어폭스폰은 구글에 의해 탄생했다`는 기사에서 경쟁자에 연 3000억원을 쏟아 부은 구글의 전략을 분석했다. 안드로이드 텃밭을 겨눈 파이어폭스 진영은 스페인을 시작으로 라틴 아메리카와 신흥시장 공략에 나선다.

구글은 파이어폭스폰 탄생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파이어폭스를 개발하는 모질라재단에 연 3억달러(약 3413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3년간 브라우저에 `구글 검색 엔진`을 기본으로 넣는 조건부 지원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두 회사의 협력은 2011년 재계약에 성공해 유지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경쟁자를 키우는 대신 폭증하는 신흥시장의 모바일 인터넷 검색 시장 장악력을 택했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까지 신흥시장을 필두로 저가 스마트폰 시장 출하는 올해의 세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이어폭스가 참여해 웹 기반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고 접속자가 많아질수록 결국 구글에 유익할 것이란 논리다. 모질라의 `보다 편리한 웹` 철학과 이해관계가 맞닿는다. 웹 사용 확산이 인터넷 검색 사용자의 증가로 이어져 곧 구글의 검색 기반 광고 매출이 늘고 다양한 사업의 수익원이 될 것이란 속내다.

피터 카스팅 구글 엔지니어도 “구글이 모질라에 투자하는 이유는 모질라가 웹의 발전에 기여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도 카스팅 엔지니어 말을 인용해 “웹에 좋은 것은 구글에도 유익하다”는 의미라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경쟁자를 키운 구글의 역발상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초저가 파이어폭스폰이 안드로이드 점령지를 집중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70%를 넘는 스페인에서 텔레포니카가 69유로(약 10만원)짜리 파이어폭스폰 ZTE `오픈(Open)`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파이어폭스폰이 겨누는 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해 유럽과 신흥시장은 모두 안드로이드의 주 무대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만약 파이어폭스폰이 성공한다면 애플보다 안드로이드를 잠식하는 비중이 더 클 것”이라며 구글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