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산업별 클러스터로 재편…추가 지정 사실상 중단키로

지역·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과도하게 운영됐던 경제자유구역이 업종별 산업 클러스터 형태로 내실화를 꾀한다. 신규 지정을 사실상 중단하고, 개발이 부진한 곳은 지정을 해제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예고됐다.

경제자유구역, 산업별 클러스터로 재편…추가 지정 사실상 중단키로

<경제자유구역 지정 현황>
<경제자유구역 지정 현황>

정부는 3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제59차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고 오는 2022년까지 10년간 추진계획을 담은 `제1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 2003년 경자구역 도입 후 10년을 맞아 지원은 확대하되 개발 부진 지구는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골자다.

경자구역은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지난해 동해안, 충북 등 총 8곳이 지정됐다. 당초 기대와 달리 개발 속도가 더디다. 8개 경자구역 총 101개 지구 중 절반 수준인 53개 지구만 개발됐다.

체계적인 발전 대책과 구역별 차별화 방안이 부족한 탓이다. 정부 관계자도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과다한 규모로 지정됐다고 인정할 정도다.

정부는 경자구역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각 구역별로 3개 중점 유치업종을 선정하고, 이에 특화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구역별 유치업종은 △인천(항공물류, 바이오, 지식서비스) △광양만권(석유화학소재, 철강 연관 산업, 항만물류) △대구경북(IT융복합, 첨단 수송·기계부품, 첨단 메디컬) 등이다.

향후 투자는 철저히 `선택과 집중`에 입각해 진행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82조원(국비 20.5%)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투자액 58조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반면 부진한 지구에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내년 8월까지 개발사업자를 지정하지 못하는 지구는 지정을 해제하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역내 5개 지구 모두 개발에 착수하지 못한 황해 구역이 1순위 구조조정 대상이다.

전체 경자구역 개발을 완료하기 전에는 신규 지정을 엄격히 제한한다. 사실상 추가 지정 중단 선언이다.

정부는 10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2022년까지 경자구역 개발을 100% 완료한다는 목표다. 외국인 투자 규모도 68억달러(2012년 누적기준)에서 2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김성진 경자구역기획단장은 “2022년까지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 100개사와 서비스기업 1000개사를 유치해 경자구역이 미래·서비스산업의 성장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경자구역 내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22개, 서비스기업은 832개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