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입주한 기계·전자부품 업체는 공단에 남아있는 설비를 국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기계전자부품소재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정부는 남아있는 설비를 국내외로 이전하는데 필요한 조치와 지원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더 기다릴 수 없다”며 “빈사상태에 놓인 기업 회생과 바이어 이탈 방지를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공단 폐쇄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결정을 안 할 경우 개성공단 설비를 국내외 지역으로 이전할 수 밖에 없다”며 “북한 당국은 즉시 군 통신 연결과 설비 이전을 위한 제반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학권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투자한 설비를 유지보수하기 위한 최소한 인력의 방북을 수차례 호소했다”면서 “그러나 남북 양국이 이런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아 이전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비를 이전해야 기업이 살아남아 바이어와 계속 거래할 수 있다”며 “지금도 여러 업체가 설비를 이전할 장소를 찾아 해외 여러 곳을 돌아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 가운데 기계·전자부품 업체는 46곳이다. 기계·전자부품 기업은 다른 업체보다 투자규모가 크고 장마철 습기에 취약한 고가 기계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