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적극적인 여자 아이를 만나면 `나댄다`고 하지 말고 `리더쉽 있는 아이구나`라고 말해주세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는 3일 저녁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적극적이고 성공적인 여성을 공격적이라 백안시하는 문화를 깨야 한다”며 “남성 중심적 문화 속에서 여성의 잠재력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드버그 COO가 `나댄다`라는 말을 하자 객석을 가득 메운 1000여명의 청중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나의 한국어 교사인 조용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에게 배운 표현”이라며 “이 말이 주로 여자들에게 쓰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똑같은 능력과 태도를 지녀도 남성은 인정받는 반면, 여성은 공격적이고 정치적이라는 비난을 받는 것이 어느 나라나 일상적이라는 설명이다.
샌드버그 COO는 “여성은 가정적이고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한다는 고정관념 속에서 스스로를 남성에 비해 과소평가 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의 리더 역할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성의 지위에 대한 얘기를 공론화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여성들은 같은 문제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저서 `린 인(Lean In)` 출간 이유를 밝혔다. 구글 재직 시절 첫 아이를 가진 후 `열심히 일하는 척 하기 위해 사무실 불을 켜 놓고, 재킷을 의자에 걸어놓은 채 퇴근하던` 경험도 털어놓았다. 사회가 여성 리더쉽을 인정하고, 가정에서 가사 분담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샌드버그 COO는 “우리 세대에서 남녀 차별 문화를 완전히 해결하기 힘들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 딸들도 똑같은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이에게는 “어떤 직위를 갖게 되느냐 보다 얼마나 성장성 있는 분야인지를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당시로선 작은 벤처 기업이었던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합류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충고다.
샌드버그 COO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세계은행, 구글 등을 거쳐 현재 페이스북 COO로 재직 중이다. 작년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2인`에 포함됐으며, 최근 저서 `린 인`의 한국 출간을 맞아 방한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