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식재산(IP)전문가는 우리나라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교육시스템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목했다.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해야한다는 조언이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과 한국발명진흥회가 4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개최한 `창조경제와 지식재산 국제컨퍼런스`에 스티븐 마이클 일리노이대 교수, 칼 차네스키 전 국제무역위원회(ITC)판사, 조나단 밴드 조지타운대 교수, 앤절러 애이드리언 미국 변호사 등 IP 전문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한국에 주는 조언`을 주제로 좌담회에 참여했다.

차네스키 전 판사는 “창조경제는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많은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한다”며 “미국도 문화·예술 분야 교육 투자가 줄어드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IP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제도 등 시스템 개선도 중요하지만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이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국제 지식재산관리저널 편집장을 맡고 있는 에이드리언 변호사는 “과학기술도 인문학적인 상상력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발전할 수 없었다”며 “뜬 구름 잡는 허황된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이드리언 변호사는 “너무 전문화되거나 한가지만 집중하는 것보다 균형이 중요하다”며 “창의적인 교육시스템이 있어야 틀에 벗어난 인물이 태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패 후 재기가 어려운 우리나라 사회도 창조경제 걸림돌로 지적됐다. 마이클 교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성공할 수 있는지 여부는 시장에서 결정된다”며 “한국 정책입안자는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빨리 실패와 성공여부를 가리게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용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과거 실패 경험이 미래 직장을 찾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환영하는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컨퍼런스에는 하유미팩 2000억원 신화를 달성한 유현오 제닉 대표, LTE-A 국제표준을 선도한 올해 발명왕 안준기 LG전자 수석연구원, 박재근 한양대 교수 등 창의적 아이디어를 창출한 인재가 참석해 IP 경영을 통한 성공 사례도 공유했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IP로 구체화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차원에서 아이디어가 잘 보호될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