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 열전! 멘토링 레터]"직업은 꿈을 이루는 수단"

To. 꿈을 찾아가는 이공계 후배에게

자기 꿈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제가 몇가지 알게 된 것을 소개하려 합니다. 꿈은 직업·직책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나 이루고 싶은 프로젝트입니다. 보통 꿈이라고 하면 위대한 정치가나 과학자, 사회운동가, 기업가 등 직업이나 직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꿈은 직업이나 소유이기보다는 이루고 싶은 어떤 것이나 그렇게 살고 싶은 어떤 모습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직업이나 소유는 원하는 프로젝트나 삶의 방식을 이루기 위한 한 방편이고 도구일 때가 더 많습니다.

[여성과학기술인 열전! 멘토링 레터]"직업은 꿈을 이루는 수단"

대통령이 된다는 꿈보다는 남북통일·세계평화에 공헌한다는 꿈이 더 위대한 동기가 됩니다. 유명대학 교수가 되거나 노벨상을 받는 꿈보다는 자기 분야 지형을 더욱 단순하고 아름답게 그려보겠다는 꿈이 연구활동을 더 행복한 여행으로 만들어 줍니다. 과학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에게 재미있게 보여주겠다는 꿈이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꿈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하답니다. 시간을 들여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는 사치를 자신에게 허락하세요.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은 한 두주, 한두 달 뚝딱 집중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스타일은 긴 기간 동안 평생 만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삶의 스타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행인 것은 자기 삶의 스타일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정말 즐거운 여행이라는 것입니다.

눈에 들어온 어떤 옷이 정말 자기에게 맞는지 딱 보면 압니다. 왜 이것이 나의 옷인지 이유를 대야 한다면, 그건 자기 것이 아니란 뜻이지요. 꿈도 마찬가지랍니다. 자신이 이미 그 꿈을 이뤘다고 상상해보고, 영혼에게 물어보세요.

가슴이 벅차거나 뛰나요? 행복한가요? 편안한가요? 좋은 느낌이라면 그것은 당신의 꿈입니다. 편안하지 않다면, 아마도 꿈을 이루는 방편 중 하나를 꿈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찾아 가다보면, 꿈의 방향·범위가 좁아지고, 더 구체화됩니다. 제 경우엔, 어렸을 때부터 의사·간호사는 나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의 길은 이공계에 있다는 것도 알았고요. 단 세부 분야를 정하는 것은 시간이 더 걸렸답니다.

삶에서 한번 선택이 평생 자신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거의 없답니다. `어떤 경우에도 절대 실수하면 안된다`라는 명제는 세상에 많이 퍼져있는 미신입니다. 가치관을 결정하거나 도박·게임·마약 등 중독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어떤 결정이 꿈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은 별로 없습니다. 전공 선택은 자기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부모나 주변 사람의 결정을 따른 것이 아니라면, 정말 전공을 잘못 선택하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지금 전공이 꿈을 이루어 주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아마도 그 전공 분야를 배워가는 일이 그리 쉽거나 재미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필요`합니다. 우선은 현재에 충실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습니다.

그리고 기회를 찾으세요. 기회를 보면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 보십시오. 원하는 것을 배우거나 할 수 있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우주 모든 것이 조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그것들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지요.

기회를 잡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해도, 또 자신의 배움이, 꿈에 다가가는 과정이 느리다고 느껴져도 실망하지 마세요. 시나리오대로 가장 효율적으로 사는 것이 삶의 목적은 아니랍니다. 현재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감사하며 자신이 배워야 할 것을 모두 찾아 배우시기 바랍니다. 인내심, 사소한 재미를 찾는 능력, 뭔가 찾아보는 경험, 이 모든 것이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 것을 배우려고 지금 상황과 경험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From. 정재숙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제공:WISET 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

(www.wis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