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성공단 재가동 넘어 재발방지 합의 이끌어야

밤샘 협상 끝에 남북이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북한이 남측 근로자 입경을 일방적으로 막으면서 시작한 개성공단 폐쇄 사태가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오는 10일 후속 회담이 남았지만 일단 공단 재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다.

시기가 문제지 정해진 수순이었다. 북측은 무엇보다 공단 운영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란 실리를 포기할 수 없다. 일을 하지 못하는 북한 근로자 불만도 마냥 무시할 수 없다. 남측은 경영 위기까지 몰린 입주 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입장이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남북 관계 안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마라톤 실무 협상이 재가동 시기를 앞당겼다는 점에서 양측 협상 대표들의 노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고무적인 결과는 남북이 서로 양보를 했다는 점이다. 북은 우선 가동, 남은 재발 방지를 협상 선결 과제로 내세웠다. 협상이 16시간이나 걸린 것도 이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은 북의 조속한 가동 입장을 들어줬다. 북도 남의 완제품·원부자재 반출 허용과 재발 방지 요구를 합의서에 반영했다. 남북이 진작 이런 태도를 보였다면 공단 폐쇄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연해졌다.

남은 현안은 재발방지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자칫 개성공단 사태 책임 공방으로 이어져 다시 엉클어지게 할 사안이다. 지난 사태 진행 과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은 입경 차단, 북 근로자 철수 등 일방적인 통고로 원인을 제공했다. 사실상 입주 기업을 볼모로 한 일방적인 공세다. 남은 원칙적인 대응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 입주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북한 근로자 역시 마찬가지다. 재발방지 협상 실마리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남북 경제협력도 좋지만 개성공단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입주 기업과 북한 근로자 보호다. 북의 일방적인 행동이 이 점에서 문제였다는 점을 확실히 깨닫게 해야 재발방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남북 교전에도 굴하지 않고 투자했던 입주기업들이다. 폐쇄까지 가자 입주기업들이 북한 당국을 보는 시각이 확 나빠졌다. 북한 당국은 입주기업의 돌아선 마음부터 되돌려 놔야 한다. 재발 방지 약속이 가장 좋은 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