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방송사와 케이블 사업자가 콘텐츠 거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리뷴컴퍼니는 이달 초 민영 방송기업 `로컬TV`의 19개 방송국을 27억3000만 달러(약 3조145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올해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큰 인수합병이다.
요즘 미디어 업계의 인수합병 추세는 과거와 다르다. 1990년대 대규모 인수가 수직통합형 미디어 대기업을 만들었다면 최근의 핵심은 배급을 사이에 둔 방송사와 케이블 사업자 간 알력다툼이다. 서로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기업 규모를 확대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케이블 사업자들은 프로그램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몸집을 키워야 하고 방송사들은 재송신료를 더 받기 위해 커질 필요가 있다”며 “두 산업계가 구사하는 전략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8개월간 기업 규모를 두 배로 키운 싱클레어브로드캐스트그룹의 데이비드 스미스 CEO는 “앞으로 2년 안에 규모 있는 미디어 기업 대부분이 다른 기업과 통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사들은 이 과정에서 연방통신위원회(FCC) 규정을 피해가는 `꼼수`도 불사한다. 현재 FCC는 특정 방송사의 방송국 여러 개 소유를 금지했지만 방송사들은 실제 소유하지 않아도 운영할 수 있는 `지역 마케팅 협정` 제도를 악용한다. 미국케이블협회는 FCC에 관련 규정 재검토를 요청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