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일색이던 전자 소재 시장에 국내 나노기술 전문 중소기업들이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
10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나노코리아2013`에는 혁신 나노 소재를 선보인 중소기업이 다수 등장해 주목받았다.
쎄코(대표 김홍철·김현중)는 불소 계열 소재를 이용해 유리·폴리카보네이트 등 케이스 코팅 재료를 개발해 매월 50만개 이상 생산하고 있다. 잘 깨지고 흠집이 잘 나는 소다라임 유리는 스마트폰 전면 케이스로 쓰기에 부적합하지만 코팅재를 씌워 보완한다. 가격이 비싼 미국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를 저렴한 유리로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초발수 나노 프라이머를 사용하면 유리 표면에 오염물이나 지문이 묻는 것을 방지해주고 손상도 막아준다. 터치가 가능한 디스플레이용 유리, 전자제품 외장재, 카메라렌즈, 안경 렌즈 등 다양한 곳에 응용할 수 있다. 전경일 쎄코 전무는 “스퍼터링, 열방식, 습식 소재를 모두 개발했다”며 “지난해 매출액 184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오(대표 강득주)는 최근 신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분말 사업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상업화에도 나섰다. 분말 분쇄·분산 장비 기술뿐만 아니라 공정 기술을 보유한 덕분이다. CNT 분말 생산능력은 연 100톤 규모로 국내 최대다. 전자제품 마스크, 복합소재, 대전방지, 방열 소재 등에 응용해 상업화에도 나섰다. 근래에는 그라파이트 시트를 개발해 방열 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나노브릭(대표 주재현)은 전기 신호나 자성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금속계열 나노입자를 개발해 스마트폰이나 전자제품 케이스용으로 공급한다. 최근 국내 전자제품 회사의 양산성 검증을 마치고 본격 양산 채비를 갖췄다. 나노입자로 필름을 만들어 이를 케이스에 부착하고 스마트폰 등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색깔을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발광부나 컬러필터가 필요 없어 저렴한 디지털 사이니지로도 사용할 수 있다. 주명하 나노브릭 이사는 “태양광만 있으면 옥외 광고용으로 활용도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위조방지용 필름을 개발했다. 진품의 태그에 자성 물질을 갖다 대면 색깔이 변해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월 시트 기준 1만~5만장 양산 능력을 보유했다.
나노코리아2013은 나노기업 사업 활성화와 나노 기술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회 겸 심포지엄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 주관하는 국내 최대 나노산업 행사로,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한다.
개막식에는 김재홍 산업부 차관, 이상목 미래부 차관, 노영민·서상기·민병주 의원과 국내외 산학연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재홍 산업부 제1차관은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목 미래부 제1차관은 “나노 기술이 산업 창출로 연결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