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정 포스텍 교수팀, 구리만 나타나면 빛을 잃는 발광소자 개발

구리는 수질오염물질이자 인체에 치명적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구리를 만나면 빛을 잃어버리는 성질을 이용해 구리 이온을 검출할 수 있는 센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박문정 교수
박문정 교수

박문정 포스텍 화학과 교수팀은 `폴리스타이렌술포네이트(polystyrene sulfonate)`란 고분자를 이용해 새로운 발광물질을 개발하고, 이 물질로 파란색과 초록색 발광파장을 갖는 구조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구조체를 구리이온에 반응시키면 적은 농도에도 바로 빛을 읽어버려 구리이온 검출센서로 활용 가능하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공액 고분자(conjugated polymer)로 만들어진 형광고분자를 비공액 고분자로 만드는데 주력해왔다. 공액 고분자는 합성방법이 까다롭고 용해도 잘 안돼 그동안 용액을 이용한 공정에 사용하기 힘들었다.

특히 형광박막 형태로 만들었을때 응집현상을 보여 발광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자기소광현상이란 단점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을 해소하고 박막이나 고체로 만들어도 자기소광현상을 일으키지 않는 비공액 고분자 `폴리스타이렌술포네이트`로 발광 고분자를 만들어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비공액 고분자가 발광 특성을 보인 첫번째 사례로 학계에 보고됐다.

또 일부 금속에서 빛을 잃는 특성을 이용해 구리이온을 검출할 수 있는 화학센서의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폴리스타이렌술포네이터`를 수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 내부에 집적화시키자 구리이온에서 빛을 잃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박문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공액 고분자 역시 발광 고분자로 응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라며 “구리이온 검출 센서로의 가능성을 먼저 보였지만, 여러 특성들을 이용하면 유기 디스플레이소자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프론티어 사업과 WBC(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는 나노기술 분야 권위지로 손꼽히는 `ACS 나노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