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PC시장 하락 속에 구글 크롬북 존재감이 높아진다고 11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시장조사기업 NPD그룹 조사에 따르면 크롬북 2분기 미국 노트북시장 점유율은 25%를 기록했다.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합친 미국 PC 시장 점유율은 5%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에는 1% 안팎에 불과했다.

최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 2분기 미국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다. 글로벌 PC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9% 하락했다. 구글의 숙적 애플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애플의 2분기 미국 시장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낮아졌다. 점유율도 11.6%로 떨어졌다.
크롬북 인기는 저가 전략이 주효한 결과다. 199달러(약 22만4000원)에서 300달러(약 33만8400원) 수준의 가격이 소비자에게 어필했다. 199달러는 노트북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스마트패드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가격이다. 에이서와 삼성전자 등 신뢰할 수 있는 제조사가 크롬북 제조에 동참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가격 경쟁력은 교육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학교 2000곳 이상이 크롬북을 교내 컴퓨터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갑절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시장 환경이 바뀐 것도 상승 요인이다. 크롬북이 처음 등장한 2011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처럼 내장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다. 2년 새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약점이 사라졌다. 기업은 오히려 크롬북을 선호하는 추세다. 크롬북은 웹기반 관리가 가능하다. 자동 업데이트와 자체 점검으로 별도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최근의 인기 속에 판매를 늘리기 위한 구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마케팅 강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제조사와 유통채널 확보에 집중한다. 레노버와 HP가 곧 새로운 크롬북을 출시한다. 최근 월마트와 스테이플스에서도 판대를 시작했다. 제품 전략도 확대한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성능을 강화한 고가 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스티븐 베이커 NPD그룹 연구원은 “저가와 클라우드를 내세운 크롬북이 내년에도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 2분기 PC 출하량은 7600만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출하량은 8350만대로 전년 대비 5분기 연속 하락이다. 미국 시장도 1.4% 감소했다. 하락세는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제조사 중에선 애플의 부진과 레노버 선전이 두드러졌다. 애플의 올 2분기 PC 출하량은 17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도 12%에서 11.6%로 뒷걸음질 쳤다. 레노버는 151만6000대를 출하하며 시장점유율을 16.7%로 높였다. 점유율 기준 세계 1위다. 휴렛팩커드(HP)가 16.3%, 델이 11.8%로 뒤를 이었다.
가트너는 올해 PC 출하량이 10.6% 감소하는 반해 스마트패드 판매는 67.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는 “스마트폰과 저가 스마트패드가 등장하면서 신흥 국가에서도 PC 대신 모바일 기기를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