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국가들 "美-유럽, 라틴아메리카 모욕"

미국 정부의 무차별 정보수집 행위로 남미지역에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고 브라질 국영 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보도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탑승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거부한 유럽 국가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남미국가연합은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두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우루과이·베네수엘라가 정회원국, 칠레·에콰도르·콜롬비아·페루·볼리비아가 준 회원국이다. 남미국가연합에는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미국이 남미 국가들에 대해 벌인 정보 수집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성명이 채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일간지 `오 글로보(O Globo)`는 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문서를 토대로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정보 수집을 보도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등이 포함됐다. 해당 국가들은 미국의 정보 수집을 `스파이 행위`로 규정하고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르코수르와 남미국가연합은 볼리비아 대통령 탑승 항공기의 영공 진입 거부도 강하게 비난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은 스노든이 탑승했을지 모른다는 이유로 볼리비아 대통령이 탄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거부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사건은 볼리비아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력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