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케팅의 미래]<9>광고와 콘텐츠 시장의 세대교체

#1. 출근 준비로 분주한 아침. 오늘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날씨 앱을 연다. 날씨를 확인한 후 자연스럽게 앱 안의 배너를 클릭한다. 맥도날드가 제공하는 아침식사 메뉴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뜬다. 오늘 아침은 맥모닝으로 결정. 그런데 어디서 먹지. 하단에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근처 상점을 찾을 수 있다.

[문화 마케팅의 미래]<9>광고와 콘텐츠 시장의 세대교체

#2. 맥모닝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 미팅을 위해 낯선 건물을 방문했다. 공간을 찾아 주차장을 헤매다가 결국 한 자리 발견. 미팅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급하게 이동하려는데 나올 때 주차위치를 찾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내 차는 어디에` 앱을 열고 단서가 될 주차위치를 사진으로 찍어 저장한다. 낯선 곳에서도 내 차가 어디에 주차되어 있는지 한 번에 알 수 있고 타임워치로 얼마 동안 주차했는지도 알 수 있다.

좋은 광고란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광고를 접한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구매하거나 해당 기업에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야 한다. 아무리 창의적인 광고라 해도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광고 본연의 임무를 완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광고계의 전설 데이비드 오길비는 그래서 창의적이라는 칭찬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자신이 만든 광고로 해당 상품이 더 많이 팔리는 것만이 진정한 칭찬이었다.

위의 두 장면은 최근 급성장하는 모바일 광고가 소비자의 삶을 어떻게 파고드는지 잘 보여준다. 첫 번째 장면은 맥도날드가 맥모닝의 매출 증대를 꾀하며 날씨 앱에 배너광고를 집행한 사례다. 아침에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하는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간편한 아침식사 정보가 필요할 것임을 기대한 것이다. 두 번째 장면은 한국GM이 출시한 모바일 앱 광고로 자신이 주차한 차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맥도날드의 사례처럼 직접적인 매출 증대를 꾀하기는 어렵지만 실용적인 정보를 줘 기업 이미지를 높인다는 측면에서의 효과를 노렸다.

두 모바일 광고의 공통점이라면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크게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내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전통매체인 신문이나 잡지 지면, TV CF 등에서는 얻기 어려운 효과다. 기존 광고는 자사의 제품 성능이 탁월하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티저광고 등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한다. 이런 방법으로는 광고가 삶 속까지 파고들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코카콜라는 소비자가 직접 자사 광고를 새롭게 만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자사의 유튜브 브랜드 채널에 접속해 자신이 만든 카피와 방영 중인 코카콜라 TV 광고를 등록하게 한 프로모션에는 한 달도 안 돼 1000편 이상의 동영상이 등록되었다. 기업이 만든 광고의 원 소스를 다수의 소비자가 멀티 유스하도록 제공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사례다. IT 발전이 광고를 가지고 놀 수 있는 환경을 열어준 셈이다.

광고가 실제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는지 객관적으로 수치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광고주 사이에서 이제 유명 신문에 대대적으로 광고해도 그 효과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주관적 판단 정도가 가능하다. 확실한 것은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바일이 중심이 되는 온라인 광고 시장이 계속 덩치를 키울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우리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광고시장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중 하나다. 경기가 위축되면 광고는 투자가 아니라 우선적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으로 쉽게 둔갑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 광고 시장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전통매체에 한정하면 역성장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하지만 경기침체도 모바일과 인터넷 광고 시장 성장까지는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검색광고와 노출형 광고 등이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자리를 옮겨갈 가능성이 높고, 모바일 환경에만 특화된 형태의 새로운 광고도 꾸준히 양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앞서 예를 든 맥도날드와 한국GM 광고 방식은 실제로 모바일이나 태블릿PC에서 가장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모바일 광고의 성장은 창조적인 콘텐츠 개발자들과 적극적인 소비자 모두에게 새로운 무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호열 문화마케팅연구소 공장장 culturemkt@culturemk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