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가 자국 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화폐시스템 `음 페사(M-Pesa)`에 비트코인 거래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CIO매거진이 12일 보도했다. 해외로 돈을 주고받을 때 비싼 은행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방책이다.
새로운 서비스 이름은 스와힐리어로 지갑을 뜻하는 `키포치(Kipochi)`다. 사업가이자 프로그래머 켈레 브랜드가드가 개발했다. 키포치에 접속해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음 페사로 이체하거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사용자가 비트코인 구매를 신청하면 키포치 서버가 지역 비트코인 거래소에 주문을 넣는다. 서버에 비트코인이 도착하면 사용자에게 문자 메시지로 계좌 적립을 알린다. 사용자는 휴대폰 번호만으로 간편하게 비트코인을 이체할 수 있다.
음 페사는 케냐 국내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해외로 돈을 보내거나 받을 때는 비싼 은행 수수료나 송금용 지급 지시서를 사용하는 전신송금(wire transfer) 요금을 내야 한다. 케냐 중앙은행에 따르면 매달 케냐 국민이 해외에서 국내로 송금하는 금액이 9900만달러(약 1110억원)에 이른다.
키포치를 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사거나 팔 때 붙는 약간의 수수료 외에는 이체에 드는 수수료가 없다. 키포치 사용료도 무료다. 모바일 화페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은 없다는 게 브랜드가드의 설명이다.
브랜드가드는 “아직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비트코인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은 분명히 시작됐다”며 “키포치 외에 비트코인으로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 `소코(Soko)`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7년 케냐 통신사 사파리콤은 모바일 화폐 `이 플롯(e-Float)`을 휴대폰 심카드에 저장해 이체와 결제, 구매에 사용하는 음 페사 서비스를 출시했다. 케냐 국민 70%가 사용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500달러(약 56만원) 이하 소액 거래만 가능하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