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위치한 K대학 내 창업보육센터와 B창업보육센터는 지난해 관할 시로부터 재산세 1억2000만원, 3000만원을 각각 부과 받고 관할 시와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와 중소기업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시에서는 공문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 D대학 창업보육센터 역시 올해 1억6000만원이라는 재산세 `폭탄`을 맞았다. 신관 건립 취득세와 등록세를 별도로 내라는 고지와, 전기세를 교육용에서 일반용으로 돌려달라는 요구도 함께였다. 학교 차원에서 대응을 모색 중이다.
#수원에 있는 K대학 창업보육센터는 지금까지 재산세를 납부한 적이 없다. 하지만 최근 세무서에서 재산세 관련 전화를 받았다. 창업보육센터에 대해 지금 조사 중이며 곧 재산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다. 서울 Y대학 창업보육센터 역시 구청에서 공간현황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구청 측은 “서울시에서 대학에 일괄 재산세를 부과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에 조만간 통지서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국 190여개 창업보육센터를 단순 임대사업자로 인식, 재산세를 일괄 부과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혜정부에서 창업보육센터를 창업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무색할 정도다. 창업보육센터 운영 목적은 창조경제 핵심인 스타트업 창업 지원인데다 수익이 발생해도 재투자와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재산세 면제 요구가 높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달 초 전국 지자체에서 해당 구청에 관할 내 대학 창업보육센터 재산세를 일괄적으로 징수하라고 통보했다. 구청들은 부랴부랴 대학에 창업보육센터 공간현황 등의 정보를 요청하고 재산세를 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창업보육센터는 지방세 특례제한법 제60조 3항에 의거해 재산세를 50% 면제받고 있다. 하지만 대학 내 교육·연구용 부동산이 100% 면제받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 또한 과도한 수준이다. 정부도 지난 2011년 창업지원법을 개정해 창업보육센터 부동산의 재산세 면제를 추진했지만 지자체 반발로 무산됐다.
지자체는 창업보육센터를 단순 임대사업자로 인식한다. 통상 센터는 학생뿐 아니라 지역 구민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창업보육실을 평당 2만원부터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임대한다. 서울 S여대 창업보육센터 한 관계자는 “재산세를 제외하고도 워낙 비싼 땅에 학교 학생이 아닌 외부인에게 싸게 임대해 적자 운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재산세까지 납부하게 되면 실무자 입장에서는 운영이 더욱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창업보육센터가 거액의 재산세를 납부할 만큼 현실적으로 대학 재정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센터 내 스타트업에 교육료·임대료 등을 받고 있지만 이는 매니저 인건비와 운영비(기업지원비)로 사용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정부 지원이 끊긴 센터가 17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서다.
창업보육센터 한 관계자는 “학교나 연구소 안에 창업보육센터가 있는 것은 실제로 산학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은 산학연 과제, 학생파견, 학과 연계 등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각 지자체는“비용을 받고 있어 수익사업인데다 대학이 직접 사용하지 않아 재산세를 징수하려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이다.
[표] 대학과 창업보육센터 재산세 부과 근거법령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