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과의 경쟁에서 잇달아 패배하며 `죽어가는 공룡`으로 치부됐던 야후는 1년 만에 가장 `핫`한 기업 중 하나로 변모했다. 중심엔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위기의 야후가 선택한 구원투수가 16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는 공격적 행보와 과감한 결단으로 빈사 상태 야후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었다.

◇버릴 건 버린다
취임 후 메이어가 가장 집중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버릴 건 과감하게 버렸다. 기존 문화와 서비스, 사람에 칼을 빼들었다. 안일함에 젖은 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해 재택근무를 폐지했다. 재택근무는 유연함과 창의성으로 대변되는 IT기업의 상징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끄떡하지 않았다. 메이어는 “혁신은 오직 사람들이 모였을 때만 일어난다”는 말로 돌파했다.
경쟁력 없는 서비스는 모두 폐지했다. 올 들어 야후 딜스, 야후 키즈, 야후 네이버스 등 20여개 서비스를 없앴다. 1세대 검색엔진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알타비스타도 사라졌다. 전망이 어두운 곳에서는 아예 지사 문을 닫았다. 야후코리아를 폐쇄하고 200명을 정리해고 했다. 꾸준한 인력 감축이 메이어의 방침이다
◇필요한 건 얻는다
메이어는 `야후는 모바일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뒤쳐진 모바일 역량을 단숨에 만회하기 위한 방법은 인수합병이다. 취임 후 1년 동안 16개의 스타트업을 사들였다.
17살 소년을 스타로 만든 `섬리`를 비롯해 인수마다 주목받았다. 백미는 사진공유 SNS `텀블러` 인수. 야후는 텀블러 인수에 11억달러(약 1조2369억원)를 쏟아 부었다. 텀블러는 단숨에 스타트업 신화가 됐고 야후는 스마트폰 시대의 총아 SNS 분야에서 강력한 서비스를 손에 넣었다.
텀블러 인수 이후에도 M&A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7월 들어서만 세 개 스타트업을 사들였다. 메이어는 최근 “텀블러 인수 후 야후 모바일 트래픽이 20% 이상 상승했다”는 말로 자신의 M&A 행보가 옳음을 강조했다.
◇승부는 이제부터
메이어 취임 후 꾸준히 분기 실적이 개선됐고 주가는 7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 광고시장에서 미미한 존재감을 높이지 않는다면 메이어 효과는 소멸할 수 있다.
광고 시장은 점점 사용자 타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광범위한 정보를 모아 개인에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하는 이른바 `빅데이터` 모델이 대세다. 빅데이터 분석은 사용자 정보 확보가 전제다. 광고 매출을 높이기 위해 부족한 사용자 정보를 모을 매력적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야후의 당면한 과제다. 승부를 가를 곳은 SNS와 검색, 그리고 동영상이다. SNS는 사용자의 취향과 인적관계망을 알 수 있다. 사용자와 그의 지인들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검색은 가장 확실하게 고객의 현재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구글에 밀렸지만 버릴 수 없다. 야후는 스마트기기에 특화된 검색 툴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내 출시한다. 동영상은 야후의 새로운 광고 모델이다. `훌루` 인수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광고시장에서 유튜브와 경쟁할 수 있다.
마리사 메이어 취임 1년 요약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