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이 특허 출원 전문 인력을 적극 채용하는 등 지식재산(IP) 경영에 힘쓰고 있다. 특허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IP 전문인력이 부족한 우리나라 기업과 대조돼 IP 경영 전략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특허서비스 전문기업 이노비아(Inovia)가 올해 초 125개 미국 기업과 대학을 상대로 `미국 특허 출원 활동과 동향` 등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중 57%가 특허출원 관련 업무를 조직 내부로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허 연간관리·명세서 작성·미국 특허청 출원·특허전문 번역·해외 특허 출원 전문인력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1만명 이상 규모 대기업은 해외 특허 출원 업무를 기업 내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추세”라며 “올해 주요 특허 관리 예산 절감 방법으로 활용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노비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가 올해 예산 절감 방안 등 IP 경영 방법으로 손꼽은 것은 `특허 출원 관련 사내 인력 확보` `외국 대리인과 협상` `비 로펌 외부 업체 활용` 등이다. 특허 전문 인력을 채용해 사내 IP 전담팀을 두는 방안은 지난해 대비 91% 증가했다.
미국 기업이 특허 예산 관리 효율을 높이는 IP경영에 박차를 가하지만 우리는 조사분석 업무만 챙기는 수준이다. 지식재산연구원이 조사한 `IP 인력수급 현황`에는 2011년 기준 우리 기업 사내 IP 전담인력 가운데 10명 중 7명 이상은 조사 분석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변리사·변호사 등 특허 출원 전문인력은 5.9% 수준이다. 지식재산연구원은 “우리 기업은 IP 전문인력 보유 수준이 낮아 미국과 같은 비용 절감을 하기 힘든 현실”이라며 “해외 특허 출원 관련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은 평균 1.13명, 중소벤처기업은 평균 0.13명 IP 전담 인력을 보유한 상태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기술 선행 조사를 위해 특허정보 검색사·분석사를 채용하고 있지만 특허 출원 업무는 대부분 외부 특허 사무소를 이용하고 있다”며 “특허 관련 이슈가 매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변리사를 사내에 전담으로 두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임호기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특허지원센터장은 “특허 분쟁이 발생했을 때만 전담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R&D부터 제조·판매까지 전 단계에서 IP 관리를 해야한다”며 “기업 생존 전략으로 특허 경영이 중요시되는 시점에서 IP 인력·부서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125개 기업·대학 특허 관리 비용 효율화 방안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