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파나소닉이 인도를 돌파구로 잡고 투자를 늘린다. 신흥 시장 위주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지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1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인도에 저가형 스마트폰과 평면 TV 생산기지를 신축했다.
파나소닉은 인도에 향후 3년간 최소 2억5000만달러(2800억원)를 들여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 공장은 100달러 내외의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에 주력한다. 지난 5월부터는 중국에서 생산한 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그동안 비교적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력했다. 최근 선보인 신제품 가격 역시 대당 449달러로 책정됐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서는 최상위 제품뿐만 아니라 101달러부터 270달러까지 다양한 가격의 중저가 제품 5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도 기용했다. 최근 파나소닉 인도 지사장으로 고용된 매니쉬 샬마는 인도 국적자인 동시에 파나소닉에 오기 직전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얼의 마케팅 및 TV 연구개발(R&D) 부문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매니쉬 샬마 파나소닉 인도지사장은 “파나소닉은 인도 시장에서 5000루피(9만4000원) 이하 가격의 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인도를 포함한 중동 지역은 파나소닉 해외 매출 3분의 1을 담당하게 될 지역”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나소닉은 주력인 평면TV 사업으로 먼저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짓고 있는 인도 북부 하리아나 지역의 공장이 생산 기지다. 칩은 일본에서 조달하지만 인도인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은 인도 현지에서 한다. 2015년부터는 칩도 인도에서 생산한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CEO는 “파나소닉은 현지 생산을 거쳐 오는 2016년까지 인도 TV 판매량을 세 배로 늘릴 것”이라며 “인도는 소비가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파나소닉은 배터리, 전원장치 등 연관 산업으로 인도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는 12억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IT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제2의 중국`으로 불린다. 파나소닉뿐만 아니라 삼성,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이 인도에 과감한 투자를 펼치고 있는 이유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