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대학을 졸업한 `국내파` 한인 남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가로서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다.
주인공은 이진형 스탠퍼드대학 바이오엔지니어링 교수와 동생 이제형 박사다. 동생인 이 박사는 스탠퍼드대학 한국인 동창 2명과 지난 1월 모바일용 적외선 이미지 센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스트라티오`를 공동 창업하고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았다.
이 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들어갈 만큼 소형화되지 않았지만 1년 안에 소형화가 이뤄지면 현재 출시된 경쟁 제품보다 가격을 1000분의 1 수준으로 내릴 수 있다는 평가다. 해상도 역시 경쟁 제품보다 4배 높고 무엇보다 전력 소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형 박사는 “제품이 출시되면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신체를 찍어 의사에 보내 진단을 받거나, 차량에 접목해 밤길에 사물을 식별할 때 도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라티오는 스탠퍼드대 스타트업 지원모임 BASES 창업경진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현지에서 주목받는 벤처기업이다.
이미 엔젤 투자가 2곳의 투자를 받았으며, 국내외 유명기업들과 전략적 협력을 위해 협의 중이다. 또 미국 정부 지원금도 조만간 받게 될 예정이다. 이 박사는 동양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보스턴컨설팅사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부에 취업이 됐지만 창업의 길을 걷고 있다.
누나인 이 교수는 동생보다 먼저 창업했다. 뇌 회로연구의 권위자인 이 교수는 지난해 뇌 회로를 구성하는 뉴런들을 분류해 자극하고 조절하는 방법으로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회사 `LVIS`를 창업했다. 이 회사 역시 유명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이들 남매는 한국에서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로 유학 와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교수는 “연구결과를 상용화하는 것이 내 연구가 세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한국에서 실리콘밸리와 스탠퍼드대학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리콘밸리와 한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