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기획과 창작을 위한 줄거리 형성 과정을 지원하는 스토리텔링 지원 소프트웨어(SW)가 무료로 배포된다. 미국 등 콘텐츠 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상용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선 연구개발이 미진해 이번 SW 배포 사업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엔씨소프트의 비영리 공익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은 18일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발표회를 갖고 한국형 스토리텔링 지원 SW `스토리헬퍼`를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스토리헬퍼는 지난 3년간 30억원을 투입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국내 첫 디지털 스토리텔링 저작 지원 SW며 우리나라 콘텐츠 기획과 창작 인프라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등 콘텐츠 영상 산업 선진국은 관련 상용 프로그램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미상 수상작의 80%가 사용한 `드라마티카 프로4.0`을 비롯해 `스토리 크래프트` `스토리 빌더` 등 10여가지 이상의 상용화 툴이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보급 필요성이 제기돼왔지만 관련 연구개발 활용은 미진했다.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연구소가 엔씨소프트의 `스프링노트` 기반 기술을 활용해 1406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분석·추출했다. 205개의 스토리 모티프와 11만6796개 데이터베이스 요소를 갖췄다.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연구소 교수는 “미국작가조합(WGA) 소속 정회원만 4만9000여명에 달하고 작가를 지원하는 IT 인프라, 스토리 매매 시장, 저작권 보호 장치 등이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에서 작가는 최저 소득 직종에 속하는게 현실”이라며 “스토리헬퍼는 최신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추는 등 기존 해외 제품보다 더 뛰어나다고 자부하며 콘텐츠 산업의 현장 전문 인력들의 창작 활동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인화 교수는 자신의 장편소설 `지옥설계도` 창작에도 스토리헬퍼를 사용했다. 이 교수는 “내가 구상한 작품이 구체적으로 다른 어느 작품과 유사성을 갖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콘텐츠 기획 초기에 줄거리를 잡는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전무는 “게임이 문화 콘텐츠의 대표주자이지만 전체 콘텐츠 산업이 잘 되려면 인접 장르들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 무상 기증을 결정했다”며 “다양한 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스토리헬퍼를 유용하게 사용해 치열한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이 우위를 점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