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1∼2년 이내에 코스닥으로 가는 사다리로 삼겠다”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지난 1일 개장한 코넥스 시장 상장 1호 기업(21개)이 투자자에게 처음으로 소개하는 합동 기업설명회(IR)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기업 대표에 상장 후 포부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각 대표는 코넥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코넥스를 발판삼아 기업 경쟁력을 키우고 상위 시장인 코스닥으로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탁금 3억원 규정 낮춰야”= 기업 대표는 한 목소리로 예탁금 3억원 이상으로 한정된 투자자 제한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 위주 시장이 관심도를 떨어뜨리고 거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이유다. 성도경 비나텍 대표는 “기관 투자자만 참여해서는 시장 활성화가 어렵다”며 “3억원인 예탁금 규정을 1억원 정도로 낮췄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리스크가 큰 시장인 만큼 소액 투자자 보호 취지를 이해하지만 투자 참여기회를 봉쇄하는 것도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세제 혜택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는 “투자자 양도차익 과세율을 낮춰야 한다”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관련 세법이 하루 빨리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상장기업의 소극적 물량 내놓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병춘 테라텍 대표는 “우리 사주를 보유한 직원에게 물량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많은 지분을 소유한 대주주와 벤처캐피털이 적극적으로 물량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넥스 기대감 커”= 코넥스는 개장 첫날 13억8000만원으로 시작한 거래대금은 일주일 만에 10분의 1 수준인 1억4000만원으로 급감했지만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다. 이번 주 들어서는 거래대금이 15일 6억원, 16일 6억8000만원, 17일 7억70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거래량은 5거래일째 10만주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최홍식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넥스가 모델로 삼은 영국 대체투자시장(AIM)의 개장 초기 거래대금이 2억원, 코스닥은 70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며 “우려했던 것보다는 거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기업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군호 에프엔가이드 대표는 “기대보다 반응이 좋다고 생각한다. 상장 기업이 늘어나면 더욱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코스닥으로 올라가는 사례가 생긴다면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홍식 웹솔루스 대표는 “기업 성장 과정 중 현재 시점이 자금조달이 중요한 시점이었다”며 “내년 쯤 코스닥 이전상장을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장기업, 코넥스 알리기=코넥스 상장사들은 앞으로 시장과 기업 알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관련 정보가 부족해 기관투자자가 자금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코넥스 합동 IR에는 코넥스 1호 상장사 21곳과 각 기업 CEO들이 전부 참여해 자사를 홍보했다. 앞으로 합동·개별 IR이 이어지다 보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넥스기업CEO협의회를 구성한다. 협의회는 코스닥시장의 코스닥협회, 유가증권시장의 한국상장사협의회처럼 시장 발전 방향을 논하고 지정자문인, 거래소와 의견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
협의회장을 맡은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는 “CEO협의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며 “앞으로 조직구성과 정관 등 나아갈 방향을 마련하고 조만간 공식 출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