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ED 업체 킹선, 한국 시장 진출…국내 중소기업에 OEM까지?

중국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업체가 한국 LED 조명 제조사에 외주생산(OEM)을 맡기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이 한국 업체들의 제조 공장 역할을 해왔던 점에서 이례적이다. 특히 중국산 LED 조명 모듈은 그동안 출혈 경쟁과 품질 저하를 유발하던 주범으로 지목돼 국내 LED 조명 시장이 더욱 교란될 것으로 우려된다.

윌리엄 리 킹선 CEO(오른쪽)와 손대영 디지시스 사장이 한국 진출 협약식에 참석했다.
윌리엄 리 킹선 CEO(오른쪽)와 손대영 디지시스 사장이 한국 진출 협약식에 참석했다.

중국 킹선(대표 윌리엄 리)은 전자재료 유통회사 디지시스와 손잡고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18일 밝혔다. 자사 조명 모듈·엔진을 들여와 한국 중소기업에 제조를 맡기고 이를 국내외 시장에 유통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표면적 이유는 `메이드 인 코리아` 프리미엄이다. 윌리엄 리 사장은 “동남아 등지에서 영업하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브랜드 가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LED 조명 업체 대부분이 중국 OEM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극히 드문 결정이다.

업계 전문가는 “기술력이 우수한 중국 회사라면 브랜드를 고려해 한국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조명 유통 경험이 없는 디지시스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가 국내 LED 조명 시장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