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초성검색` 특허 기술을 개발한 삼성전자 현직 수석연구원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직무발명 보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지 않는 기술에 대해서만 보상 필요성을 인정받아 보상 액수가 미미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심우용 부장판사)는 18일 삼성전자 연구원 안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하고, 안씨에게 1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안씨가 삼성전자에서 일하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회사에 양도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는 안씨에게 정당한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안씨가 보상을 요구한 특허 가운데 실제로 삼성전자에서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이전에 개발된 기술과 비교해 진보성이 없어 회사가 독점적 이익을 얻지 못했다”며 보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보상금 청구권이 인정된 기술은 “이 방법 이외에도 전화번호를 검색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고, 삼성전자 제품에도 이 방법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보상금 액수를 1100만원으로 제한했다.
안씨가 보상을 요구한 기술은 휴대폰 자판에서 이름을 검색할 때 초성을 누르면 해당 초성으로 시작되는 이름을 찾는 것이다. 안씨는 지난 1993년 이 기술을 구성하는 특허 두 가지를 개발해 회사에 넘겼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 하나를 2001년부터 생산된 휴대폰에 사용했다. 안씨 측은 직무보상금이 305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