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중인 애플 아이폰에 감전되는 사고가 중국에서 또 발생했다.
대만 타블로이드 신문 왕보는 북경만보(北京晩報)를 인용, 지난 8일 베이징에 사는 30세 남성 우젠퉁(武建同)이 아이폰4를 충전하던 중 감전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0여 일째 혼수상태라고 19일 전했다.
우젠퉁은 현재 심장의 정상 박동이 중단되고 의식불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여동생은 "오빠가 `감전됐다`고 짧게 외친 뒤 바닥에 쓰러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 여동생은 자신이 충전기를 급히 전원에서 분리하는 과정에서 강한 전류를 느꼈다고 밝혔다. 병원 측도 우씨가 전기 충격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1일 중국 남방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20대 중국 여성이 아이폰4 충전 도중 통화하다 감전사한 사고에 이어 이달 들어 확인된 것만 두 번째 사고다.
북경만보는 우씨가 사용한 충전기가 앞서 감전사한 여성과 마찬가지로 비정품(짝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아이폰과 연결되는 충전기의 접촉 부위가 느슨하고 3㎜가량의 금속 선이 외부로 노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아이폰의 감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2건의 사고 모두 아이폰4 제품이었다.
사고에 대해 애플이 공인한 아이폰 액세서리 부품 생산업체 관계자는 비정품 충전기 원인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정상 충전기는 220V의 전압을 인체가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인 5V 전후로 내려주기 때문에 감전에 이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베이징시 전자제품품질검사센터 소속 한 엔지니어는 "비정품 충전기더라도 외면은 훌륭한 절연체인 플라스틱으로 싸여 있다"면서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이 엔지니어는 휴대전화의 다른 원인이 이번 감전 사고의 배경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발생한 사고 역시 비인증 충전기가 감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CCTV 확인 결과 문제가 된 전화기 양쪽에 불에 탄 흔적이 선명하게 보이지만 전화기는 정상 부팅되며 휴대전화의 데이터 케이블과 충전지, 플러그 역시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사고 당시 아이폰에 꼽혀 있던 충전기 역시 외관상 큰 이상이 없었다.
사람을 감전시킬 만한 전류가 흐른 경우 휴대전화 내부 회로도 손상돼 전화기는 정상 작동이 어려워지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충전기가 원인이라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애플 차이나는 지난 14일 중국 여성 감전사 사고와 관련, 철저한 원인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종민기자 lj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