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 볕에 딸을 내보낸다` 살갗이 더 잘 타는 봄철 농사는 며느리를 시키고 상대적으로 덜 타는 가을 농사는 딸을 시킨다는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표현한 슬픈 속담이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연중 자외선은 4월부터 8월 사이 증가하고 그 중 6월이 가장 강하다고 한다. 자외선이 칼날처럼 쏘아내리는 봄철은 지났지만 휴가철을 앞두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만큼 자외선 관리가 신경 쓰이는 시기다.
![[사이언스 in 라이프]`선크림의 계절` 자외선 차단제의 비밀](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19/455905_20130719141932_752_0001.jpg)
#1. 사람의 피부색을 결정하는 것은 멜라닌 색소다. 피부 뿐 아니라 머리카락, 눈동자 등 대부분 신체 색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햇빛이 강한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인종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멜라닌 색소를 만들고 이를 후손에 남기는 일을 반복한다. 유전적 성향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햇빛에 노출되면 피부색은 짙어지기 마련이다. 봄 볕 아래 며느리는 딸보다 얼굴이 검게 타고 피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우리가 흰색이라고 느끼는 것은 빛이 물체에서 그대로 반사돼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검은 색을 반대로 빛을 모두 흡수해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없는 상태다. 피부 속 멜라닌 세포는 빛을 받으면 멜라닌 색소를 피부에 배분한다. 검은색 멜라닌 색소가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 깊숙이 파고드는 것을 막아준다. 피부에 안 좋은 유해산소 등을 제거해주는 역할도 한다. 피부가 검다는 것은 다량의 멜라닌 색소를 피부에 포함하고 있어 자외선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본다고 할 수 있다. 피부가 검은 사람이 하얀 사람보다 자외선 때문에 걸리는 피부암에 강하다고 한다. 멜라닌 색소가 없는 백색증 환자는 피부암을 조기발견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2. 무지개는 7가지 빛으로 구분한다. 실제로 더 많은 색이 섞여 있는 형태지만 편리를 위해서다. `빨주노초파남보`로 쉽게 일컫는 색은 가시광선이다.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인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나 빛에는 더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빨간색 영역 밖의 광선을 적외선(赤外線)이라고 한다. 반대로 보라색 영역 너머에 있는 광선은 자외선(紫外線)이다. 자외선을 표현하는 영어 UV는 라틴어로 `너머`를 의미하는 `Ultra`와 `보라색`을 뜻하는 영어 `Violet`이 합쳐져 만들어진 `Ultra Violet`의 약자다.
자외선은 파장이 긴 순서대로 A·B·C로 나뉜다. 피부색을 검게 만드는 자외선 A는 대부분 지상에 도달한다. 화상을 유발하는 자외선 B는 대기 중 오존층 변화에 따라 지구에 도달하는 양이 줄어든다. 자외선 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해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오전 10시~오후 3시)는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피부암을 유발하고 세포 파괴 작용을 하는 자외선 C는 오존층에 완전히 흡수돼 사람이 직접 쬘 일은 거의 없다. 오존층은 1980년 이후로 매년 4%씩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오존층 파괴에 경각심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자외선이 우리 몸에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자외선 B도 적당한 양을 받으면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 합성에 영향을 준다. 실내 생활을 주로 하는 사람은 비타민 D 부족으로 골다공증이나 골절 위험이 높고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당량 햇빛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요소다.
#3.사람들은 피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을 막기 위해 선크림 등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활용한다. 티타늄디옥사이드와 징크옥사이드는 백색 안료 형태로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반사시켜 피부 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 에칠헥실메톡시시나메이트, 벤조페논 등은 피부 표면 속에서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한다.
자외선 자외선 차단제 효과는 자외선차단지수(SPF)와 자외선차단등급(PA) 표시로 알 수 있다. SPF는 자외선 B를, PA는 자외선 A를 차단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정도다. 자외선 차단제에 표시된 SPF는 숫자가 높을수록, PA는 플러스(+) 개수가 많을수록 효과가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집안이나 사무실 등 실내 생활을 주로 할때는 SPF15/PA+ 이상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이 많으면 SPF30/PA++이상 제품이 적당하다. 휴가철 등산이나 해수욕 등 오랜 시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될 것으로 판단되면 SPF50+/PA+++ 제품을 선택해야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땀이나 옷에 지워질 수 있다. 식약처는 “물놀이 할때는 `내수성` 표시제품을 1시간, `지속내수성` 표시 제품은 2시간 정도마다 덧발라 줘야 한다”고 밝혔다. 6개월 미만 유아는 피부가 얇고 경우에 따라 흡수가 잘되는 외부 물질에 대한 감수성이 높을 수있어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자제해야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