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신규조절 단백질 발견

국내 연구진이 루게릭병 발병에 관여하는 새로운 조절인자단백질의 기능을 규명했다. 희귀 난치성 신경계 근육질환인 루게릭병 치료제 신약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루게릭병 신규조절 단백질 발견

최의주 고려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루게릭병 환자 척수 조직에서 세포사멸 촉진 단백질(MST1)이 신경독성을 유발하는 기능을 확인하고 MST1 저해제를 개발하면 루게릭병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루게릭병은 신경세포 손상으로 오는 희귀 난치성·퇴행성 질환이다. 아직까지 구체적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인구 10만명 당 1명 정도 발생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는 2000~3000여명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릴루졸(Riluzole)이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치료제다. 그러나 환자 수명을 3~6개월 연장하는데 그쳐 치료 효과에 한계를 보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연구가 활발하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 동물(쥐) 실험 결과, 운동성 신경 세포에서 MST1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대표적인 루게릭병 유발 유전자(SOD1) 변이에 의한 산화적 스트레스가 주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MST1 유전자가 결핍된 쥐와 루게릭 병 쥐를 교차 교배해 세포 내 MST1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운동성 신경세포가 죽거나 행동장애가 일어나는 현상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루게릭 병 쥐에서 발견되는 세포 사멸 단백질(카스파아제) 활성화와 세포 제거 현상인 `자가포식`도 줄었다.

연구팀은 “루게릭병을 포함한 퇴행성 신경계 치료제 개발 목적으로 MST1 활성 억제 물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지(PNAS) 온라인에 게재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