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안정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공명당과 함께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자민당 아베 신조 내각은 양원 모두 `여대야소` 구도를 이뤄 장기 집권의 토대를 닦았다. 일본은 2016년 7월 이전에는 선거가 없어 아베가 중의원을 도중에 해산하거나,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향후 3년 정도 아베 정권의 독주체제가 계속될 전망이다.
NHK에 따르면 전체 242석의 절반인 121석을 새로 뽑는 선거에서 기존 84석인 자민당은 115석을 획득해 제1당에 올라섰다. 단독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공명당은 20석(기존 19석)을 더해 양당은 135석을 확보했다.
두 연립여당은 참의원 상임위원장을 독점하고 모든 상임위 위원의 과반수를 확보하는 `절대안정 다수`를 점하게 됐다. 민주당은 86석에서 59석으로 떨어졌다. 1996년 민주당 창당 이래 최악의 성거 결과다. 민주당은 작년 중의원에 참의원 선거에서도 참패하면서 정계 개편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중국 등과 역사인식, 영유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아베 정권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주변국과의 관계는 냉각 상태 지속이 불가피하다. 평화헌법 개정 등 일본의 우경화 발걸음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의 일본군 위안부 망언의 타격을 입은 일본 유신회 3석에서 9석으로 늘어났지만 성패의 기준으로 거론됐던 10석에는 1석 모자란 결과다. 지난달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의석을 두 배 이상 늘린 일본공산당은 12년 만에 지역구 의석을 따내는 선전을 이어가며 의석을 6석에서 11석으로 늘렸다.
또 다함께당은 18석의 중견 정당으로 자리를 굳힌 반면 민주당 대표출신인 오자와 이치로가 이끄는 생활당은 8석에서 2석으로 몰락했다. 사민당은 4석에서 3석, 녹색바람당은 한 석도 건지지 못한 채 전멸했다.
교도통신이 추계한 전국 투표율은 52.6%로 지난 2010년 참의원 선거의 57.92%에서 5.32%포인트 떨어졌다. 참의원 선거 투표율로는 처음 치러진 1947년 선거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아베 총리는 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낸 상태에서 NHK와 가진 인터뷰에서 “결정할 수 있는 정치, 안정된 정치를 토대로 경제정책을 펴나가라는 민심의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책임감을 갖고 정치를 진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어 개헌에 대해 “국민의 과반수가 찬성하지 않으면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국민들이) 안정적인 정치 상황을 만들어 주신 만큼 차분히 논의를 심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과 각료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나라를 위해 싸운 분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명복을 비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 자체가 외교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야스쿠니 신사에) 간다 안 간다는 것을 나는 밝힐 생각이 없고, 각 각료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