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자가 카드 할부 더 많이 이용

저소득자 신용카드 할부 이용 비중이 고소득자 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의 `국내 가계의 신용카드 할부 이용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연소득 30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할부 이용액 비중은 65%로 1억원 이상 고소득자(46%)보다 20%P 높았다.

카드사들이 식료품과 외식, 통신비 등 할부 서비스 외연을 넓히면서 서민 가계 할부 의존도가 동반 상승한 탓이다. 또 저소득자는 10만원 이하의 소액 결제금액이라도 할부로 결제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25%로 중상위 소득 그룹의 19∼20%에 비해 높았다. 식료품·의료비·외식·주유비 등과 같이 생활비 지출항목을 유이자 할부로 결제하는 그룹 내 응답자도 8∼13% 내외로서 고소득층의 0∼4%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저소득 그룹 중 45.7%는 무이자할부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이자까지 물며 할부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연구소는 현재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간 진행 중인 수수료 협상이 카드사에게 불리하게 끝날 경우 할부 의존도가 높은 서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오영선 수석연구원은 “대형가맹점과 카드사간 수수료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돼 할부서비스가 축소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