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오프라인 데이터 수집·분석 서비스 `유클리드`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출사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 대표적으로 e커머스 분야는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최고라고 자부한다. 글로벌 서비스를 소개하든, 한국에 특화된 기회를 제시하든, 패스트트랙아시아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 숨겨진 보석을 소개하는 걸 넘어 오프라인과 기술이 만났을 때 펼쳐질 새로운 미래를 소개하겠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오프라인 데이터 수집·분석 서비스 `유클리드`

유클리드 서비스 개념도. 무선공유기로 와이파이가 켜진 스마트폰을 추적해 데이터를 산출한다.<사진출처:유클리드 홈페이지>
유클리드 서비스 개념도. 무선공유기로 와이파이가 켜진 스마트폰을 추적해 데이터를 산출한다.<사진출처:유클리드 홈페이지>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오프라인 데이터 수집·분석 서비스 `유클리드`

유클리드(Euclid)는 오프라인 매장을 위한 통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 애널리틱스(analytics)`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오프라인 상점에 손님이 몇 명 왔고, 몇 명이 구매했고, 몇 명이 그냥 나갔는지 데이터로 제공한다. 데이터는 스마트폰 와이파이를 이용해 수집한다. 데이터 분석 프리미엄 서비스도 제공한다. 회사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들이 주축으로 시리즈 B 투자를 받았다.

-정진욱(전자신문 글로벌뉴스부 기자)=데이터를 모아 통계 자료를 제공한다는 모델은 너무 평범하다. 유클리드를 추천하는 이유는.

▲박지웅(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봤기 때문이다. 모두들 e커머스와 모바일커머스로 달려가는데 유클리드는 오프라인에서 기회를 봤다. 사실 오프라인 매장은 포스(POS) 구매 기록뿐 별다른 통계자료가 없다. 오프라인 매장은 매출 증대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는데 분석할 데이터가 없어 방법도 찾지 못했다. 목마른 이들에게 유클리드가 해답을 줬다.

-정진욱=모두가 모바일로 가는데 왜 오프라인으로 갔나. 모바일 시장이 더 `핫`하지 않나.

▲박지웅=요새 월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가장 큰 고민이 `쇼루밍(Showrooming)`이다. 물건은 월마트에 가서 보고 구매는 아마존에서 한다. 쇼루밍족이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줄고 있다. 쇼루밍 현상을 줄여야 한다는 위기감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짙게 드리웠다. 이 위기감은 모바일보다 훨씬 큰 시장이다. 아직도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다.

-정진욱=유클리드는 어떤 식으로 데이터를 모으나.

▲박지웅=간단하다. 매장 무선공유기에 소프트웨어를 깔아 와이파이가 켜진 스마트폰을 추적한다. 접속된 스마트폰은 점으로 표시돼 소비자 동선을 파악한다. 이 데이터가 정보다. 예를 들어 `토요일 저녁 7~8시, 매장 앞을 지나간 사람은 200명, 이중 매장에 들어온 사람은 70명, 실제 구매한 손님은 25명. 일요일엔 매장 입구에 입식 간판을 세웠더니 방문 고객과 구매 고객이 증가`라는 방식이다. 이처럼 매장은 다양한 실험을 하고 실제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전에는 할 수 없던 시도다.

-정진욱=비즈니스모델은 어떤가. 좀 더 디테일한 뭔가가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사용하는 기업들이 있나.

▲박지웅=기본적인 고객 방문 데이터는 매장에 무료로 제공한다.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은 프리미엄 모델로 판매한다. 향후에는 데이터 기반 컨설팅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고객사는 당연히 있다. 꽤 큰 기업들이다. 편의점과 백화점 등 다양한 제품을 한 곳에서 파는 데서 인기다. 진열대 구성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하는 곳에선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고객 반응을 체크해야 한다. 그곳에선 꼭 필요한 서비스다.

-정진욱=유클리드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까.

▲박지웅=창업 후 지금까지 투자만 270억원 가까이 받았다. 1차 투자자가 2차에도 돈을 넣었다. 투자자를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오프라인 필수 유틸리티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무인경비 대명사 `세콤`처럼 오프라인 매장 필수 장비가 된다는 뜻이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 크다. 양적으로 빠르게 크고 있고 프리미엄으로 고급화할 수 있다. 가치와 가격을 비교하면 안 쓸 이유가 없다. 오프라인 매장에겐 데이터 활용 자체가 그동안 없던 기회다.

-정진욱=한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박지웅=한국이 더 가능성 크다. 월마트 등 미국 기업들은 그동안 나름 온라인 시장 성장을 대비해 왔다. 한국 기업은 준비가 부족하다. 오프라인 관리자 대다수가 쇼루밍을 타개할 대책이 없다. 매장 매출은 떨어지는데 기존 대응으론 효과가 없다. 위기감이 큰 이들에게 유클리드는 한 번 시도할 만한 서비스다.

-정진욱=국내 시장에서 위험 요소는 없나.

▲박지웅=초반 3개월 정도는 서비스 테스트할 큰 업체를 잡아 뚜렷한 효과를 얻어야 한다. 업계에서 효과 있다고 좋은 평판 나와야 안착할 수 있다.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기술적으로도 계속 진보해야 한다. 단적으로 와이파이를 끈 고객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기술 속도전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언젠가 유클리드와도 직접 경쟁해야 한다.

-정진욱=유클리드 같은 한국 스타트업이 나온다면, 투자할 생각 있나.

▲박지웅=물론이다. 굉장히 관심 있다. 사실 패스트트랙아시아가 자체적으로 할까 고민도 했었다. 꾸준한 기술 업데이트가 필요해 우리보단 엔지니어 집단이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그만뒀다. 지금도 괜찮은 팀 만나면 유클리드 같은 서비스 만들라고 꼬신다.(웃음) 좋은 팀 나오면 100% 투자한다.

-정진욱=구체적으로 얼마나 투자할 건가.

▲박지웅=패스트트랙아시아 투자 규모 중 최고가 될 거다. 마음 같아선 80억원 정도 투자하면 좋겠다.(웃음)

-정진욱=유클리드 성공에서 배울 점은.

▲박지웅=이 회사를 처음 보며 엔지니어가 시도할만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e커머스를 바라볼 때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했다. 발상의 전환이다. `관점을 바꾸면 기존 시장에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이게 시사점이다.

박지웅 대표가 평가한 유클리드


유클리드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