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국민은행장 취임식 무산…노조 `계란투척`에 아수라장

이건호 KB국민은행 신임 행장이 노조의 거센 반발로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에 앞서 이 날 아침 첫 출근에도 실패했다. KB금융은 지난 18일 저녁 `도깨비 인사`를 통해 이건호 행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19일 주주총회를 거쳐 속전속결로 선임했고, 22일 취임식을 강행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국민은행 노조는 `관치 인사`라며 사퇴를 촉구하며 강경하게 맞섰다.

국민은행 노조는 본점 1층 출입구를 원천 봉쇄하고, 일부 노조간부들은 계란을 투척하는 등 취임식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이 행장은 발길을 돌려 현장을 떠났다.

은행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박병권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임영록 KB금융 회장의 이건호 행장 선임은 관치 금융 그 이상도 없다”며 “노조와의 신뢰를 버린 행위”라며 비난했다. 앞으로 국민은행 노조는 이 행장 취임식을 놓고 저지 투쟁을 벌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일각에서도 이번 KB국민은행장의 선임과 관련 매끄럽지 못한 인사라며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임영록 회장이 당초 KB금융지주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고 했지만, 결국 외부 전문가보다는 정치권에 선이 닿은 인물로 주변을 채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