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인터넷 정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세계 네티즌이 인터넷 사용 습관을 바꾸고 있다. 통화기록부터 이메일 내용까지 훔쳐보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 파문 때문이다.
23일 AP통신은 `NSA 파문이 누군가의 디지털 생활을 바꿨다`는 제하 기사를 통해 달라진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모습을 전했다. 가능한 개인 데이터를 감추거나 거론된 IT 대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식 등 다양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은 소극적으로 변했다. 남편이 직업 군인인 미국 루이지에나의 한 주부는 페이스북 포스트량이 줄었다. 친구도 끊을까 고민 중이다. 별 생각 없이 한 농담이나 오랫동안 보지도 않은 누군가가 어느 순간 그녀를 정부의 표적으로 만들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한 변호사는 고객의 사생활 정보를 어떻게 안전히 보관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는 인터넷 정보 수집 프로그램 프리즘 보도가 나온 이후 구글 기업용 서비스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일부 사람들은 무엇이든 자신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한 여성은 SNS 친구를 삭제하기 위해 목록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AP통신은 “네티즌 사이에서는 비밀번호 강화부터 휴대폰 암호화, 카드 대신 현금을 쓰는 등의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하지 않은 서비스를 사용하거나 오프라인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NSA 파문 이후 구글과 야후 등 주요 검색 엔진 대신 잘 사용되지 않던 검색 서비스를 쓰는 사람은 늘고 있다. 개인용 메신저 프로그램 `크립토켓`도 그 중 하나로 NSA 사건 이후 사용자가 두 배 늘었다. 이들 서비스들은 `절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사용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NSA가 통화기록은 물론이고 이메일, 화상채팅, 사진을 포함한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진만큼 네티즌의 대처도 폭넓다. AP통신은 “통신과 인터넷 개인 정보를 망라한 미국 정부의 기밀 정보 수집 프로그램은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는 누군가의 온라인 행위들을 다시 점검하거나 바꾸게 했다”며 “그들은 얼마나 어떻게 누구와 공유해야 할 것인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