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젤투자자 기준 강화…투자 위축 우려

미국 정부가 내년 공인투자자 지정 기준을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이런 변화가 엔젤산업 위축을 가져올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23일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무분별한 엔젤투자를 막기 위해 공인투자자를 지정하고 소득세 공제 등 다양한 세제혜택을 준다. 스타트업 엔젤 투자 위험이 큰 만큼 능력 되는 사람을 육성해 혹시 있을 재무적 파산을 막기 위해서다. 투자에 실패해도 타격이 적은, 한 마디로 법률상 투자자 보호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공인투자자다. 증권거래위원회(SEC) 기준에 따르면 공인엔젤은 주택을 제외한 자산 100만달러(약 11억1630만원) 혹은 연간 소득 20만달러(약 2억2326만원) 이상이다.

미국 정부가 공인엔젤 자격을 강화하는 이유는 현재 기준이 너무 낡았기 때문이다. 1982년에 만든 기준은 30년 동안 단 한 번의 손질도 없었다. 2011년 공인투자자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SEC는 내년 자격기준 강화를 예고했다.

새로운 자격 기준을 마련이 쉽진 않다. 투자자 보호와 원활한 자금 모금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1982년 100만달러는 현재 230만달러(약 25억6910만원) 수준이다.

공인엔젤 자격기준 강화는 당장 엔젤투자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의회 소속 감사 기구 GAO(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는 기준 강화로 공인투자자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이 현재 850만명에서 37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에서 엔젤투자자로 활동 중인 커티스 군은 “그동안 활동해온 엔젤투자자에겐 엄청난 변화”라며 “업계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GAO는 “처음 자격기준이 세워졌던 1982년에는 요건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2% 남짓이었지만 바뀐 기준에선 7% 이상이 될 것”이라며 “개인이 스타트업 엔젤투자에 나설 자격이 되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