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 보조금 과열경쟁에 `단독 영업정지`라는 강도높은 칼을 빼든 후 시장이 급격히 냉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제조사들이 새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다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 경쟁이 시작되는 등 과열 요소가 다분히 있지만, 방통위 방침이 워낙 엄격해 당분간 차가운 시장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 번호이동 과열기준 이하로 급감
지난 주말과 월요일을 포함한 20~22일 통신 3사 번호이동 건수는 5만8133건으로 전주의 9만188건에 비해 35% 이상 급감했다. 하루에 1만9300여명, 주말을 `0.75일`로 치는 업계 관행에 따라도 하루 2만3253건 꼴로 방통위의 시장 과열 기준 2만4000건에 못 미친다.
통신업계는 방통위의 고강도 처분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통위는 지난 18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휴대폰 보조금 과열 경쟁을 주도한 사업자로 KT를 지목하고 오는 30일부터 7일간 영업정지 제재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와 별도로 통신 3사에는 방통위 출범 후 최대인 669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지난 18~19일에는 번호이동 건수가 하루평균 2만건에도 못 미쳤다. 18일은 1만7000여견, 19일은 1만5000여건 수준에 불과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방통위가 지난 회의 이후 간격을 짧게 두고 다시 제재 조치를 상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번에 주도사업자로 찍히면 `14일 단독 영업정지` 가능성이 높아 조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LTE-A 증가세도 한 풀 꺽여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가 두 번째로 상용화에 나서 본격적으로 경쟁이 시작된 LTE-A도 방통위의 제재 `약발`에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통신 서비스 질이 좋고 요금이 싸다고 하더라도, 고가의 LTE-A 단말기를 보조금 없이 구매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20일부터 3일간 LTE-A 단말기를 2만여대 판매했다. 하루 7000~8000대 수준으로 적지 않은 판매량이지만 7월 중순까지 1만명이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풀 꺾인 증가세다. 누적 가입자는 22만명으로, 처음 상용화한지 2주만에 15만명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말기 보조금 시장 냉각에도 불구하고 LTE-A 단말기는 호조를 보이는 편”이라며 “향후 LG전자와 팬택 등으로 LTE-A 라인업이 다양해지면 판매량 증가세가 다시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100% LTE`라는 타이틀을 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향 LTE-A 단말기 판매량은 하루평균 1500~2000대 수준”이라며 “강하게 프로모션하고 있는 새 제품치고는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이라고 설명했다.
7월 통신3사 주말 번호이동 건수(단위:건)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