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善行)을 습관처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행(惡行)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이 있다. 아름다운 나눔을 직접 실천하면서 덕행(德行)을 일상으로 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소행(所行)이나 만행(蠻行)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 똑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누구는 좋은 일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시간만 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남의 흠집을 잡아 습관적으로 악플을 다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살아갈 날이 며칠 안 남았다고 가정해보자. 재미있고 즐거운 일만 상상해도 시간이 부족한데 걱정하고 고민하며 세상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이 있다. 시대에 역행(逆行)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변화의 흐름을 타고 순행(順行)하는 사람이 있다.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때로는 역류하는 삶도 필요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삶은 시대의 흐름을 타는 자연스러운 인생이다. 한계 상황에서 도전을 감행(敢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전해보기도 전에 한계선을 긋고 뒤로 물러서면서 후행(後行)하는 사람이 있다.
나의 한계는 도전해봐야 알 수 있다. 책상에 앉아서 잔머리만 굴려서는 나의 한계를 알 수 없다. 한계를 아는 유일한 방법은 한계에 직접 도전해보는 방법이다. 올라가는 노선만 타고 상행(上行)하는 데 혈안이 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내려가는 연습을 하면서 하행(下行)하는 가운데 삶의 여유를 찾는 사람이 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라는 고은 시인의 짤막하지만 의미심장한 시가 있다. 올라가는데 너무 혈안이 된 나머지 주변의 소소한 행복을 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일상에서 행복을 만끽하기 위해 완행(緩行)열차를 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든 일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기 위해 급행(急行)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우리 사회에는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사람이 많아서 다행(多幸)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