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한숨` 돌린 애플이 중국에서는 `한숨`만 쉬고 있다고 25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토종 브랜드와 삼성에 치여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애플은 2분기 매출 353억달러(약 39조4830억원)를 기록하며 시장전망치를 약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신제품 출시 없이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지만 중국만 놓고 보면 분위기가 좋지 않다.
2분기 애플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한 46억달러(약 5조1437억원)에 그쳤다. 전 분기보다는 무려 43% 뒷걸음질 쳤다.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매출은 50억달러(약 5조5910억원)로 이 또한 1년 전보다 19% 하락했다. 홍콩과 대만 시장에선 하락폭이 완만하지만 본토에선 급하강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비교하면 홍콩과 대만은 의미 없는 시장이다. 현지 가전제품 양판점 관계자는 “지난 3달 동안 아이폰을 찾는 소비자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최대 라이벌 삼성에 밀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애플이 신제품 출시 없이 잠잠한 사이 삼성은 2분기에만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통틀어 5개 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프리미엄을 고수하는 애플과 달리 다양한 가격대 모델로 중국 소비자를 매료시켰다. 중국 브랜드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샤오미 등 가격 대비 고성능을 자랑하는 신규 브랜드들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와 레노보 등 중국을 대표 제조사들도 하이엔드 시장에 진출하며 애플을 압박한다.
애플의 올 1분기 중국 시장점유율은 9.7%로 17.7%를 기록한 1위 삼성은 물론이고 레노버, 화웨이, 쿨패드에도 밀렸다. 전문가들은 2분기 애플 점유율이 1~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본다. 최근 발생한 아이폰 감전 사건도 발목을 잡는다. 아이폰 충전 중 여성 1명이 사망하고, 남성 1명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애플 과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다.
삼성에 밀리고 중국 브랜드에 쫓기고, 잇단 악재에 치이는 `삼중고`에 놓였다. 시장은 애플의 분위기 반전 카드는 신제품 출시 밖에 없다고 본다. 하반기로 예상되는 저가 아이폰 출시가 중국 시장에서의 애플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애플 중국시장 매출 추이
자료:외신 취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