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녹색경영 비법 협력사에 전수

“그동안 유독물질 유출사고를 보면서도 안전 관리에 소홀한 면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친환경 사업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입니다”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이오테크닉스는 세계 반도체·인쇄회로기판(PCB) 레이저 마커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는 전문 회사다. 하지만 그동안 중소기업 입장에서 안전이나 에너지 효율이 높은 공장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았다.

구자현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 부사장(가운데)과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사장(오른쪽)이 웨이퍼 품질 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구자현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 부사장(가운데)과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사장(오른쪽)이 웨이퍼 품질 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에 고객사인 삼성전기가 주요 협력사 에너지 절감의 구원 투수로 나섰다. 제조 시설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 한편 재해 예방 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녹색경영 프로젝트` 가동을 시작했다.

사업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고 협력사의 고충을 듣기 위해 구자현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이 지난 24일 직접 협력사를 찾았다. 118개 1·2차 협력사 대표가 이오테크닉스에 모여 `소통간담회`를 열었다. 신제품·신기술 개발, 연구개발(R&D) 협업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구 부사장은 “연간 100개 협력사를 선정, 환경안전 재해예방 시스템을 지원하고 30개 협력사에 에너지 비용 10% 절감을 목표로 삼성전기의 기술을 전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여개 협력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관리 매뉴얼, 전문가 양성까지 지원한다. 제품 환경보증 제도도 마련했다. 유해물질 관리 규정과 규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최근 제정된 `화학물질 평가 및 등록에 관한 법률` 등에 대한 대응도 공동으로 할 수 있어 중소기업 혼자 할 때보다 시간·절차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이 외에 동반성장 실천 방안으로 펀드 500억원 조성을 포함한 신기술·신제품 R&D 협력 강화, 성과공유제 확대, 상생 펀드(총 775억원) 150억원 추가 증액 등에 대해 발표했다. 삼성전기 사내 `윈윈 플라자`를 협업 공간으로 활용할 것도 주문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협력사 관계자는 “전자 제품은 유해 물질이나 환경 오염 물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적절한 관리법을 공유한다면 직원들 업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