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사용하는 모바일카드를 중국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중국 모바일카드도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해진다. 비록 우리나라와 중국의 예지만 국경을 넘어 모바일카드 호환을 시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비씨카드와 중국 은련유한공사는 한중 모바일카드 호환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은련공사는 중국의 대표 신용카드회사로 은련카드(China UnionPay)를 발급해 왔다. 비씨카드와 중국 은련은 이 서비스를 시작으로 미국으로 사용처를 넓히는 등 모바일카드 국제표준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두 회사는 먼저 호환작업을 거쳐 한국에서 은련 모바일카드를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국내 가맹점에 설치된 결제단말기(동글)에 중국 IC·모바일카드 규격인 PBOC 호환 결제모듈을 탑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연동작업이 완료되면 중국 고객은 별도 카드 발급 없이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구동되는 은련카드로 한국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두 회사는 중국 고객의 한국 카드 사용실태 점검도 끝냈다. 중국인이 한국에서 카드결제를 가장 많이 하는 분야를 조사해 정보를 공유했다. 비씨카드도 은련과 공조해 자체 모바일카드를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모바일카드가 스마트폰에서 구동되는 점을 감안해 KT와 차이나모바일 간에도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차이나모바일과 KT 간 협력체계는 오래전부터 이뤄져 은련 모바일카드로 한국에서, 비씨 모바일카드를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KT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씨카드 고객에게 KT가 중국으로 여행가기 전 미리 은련의 모바일카드 앱 설치를 지원한다. 고객이 앱을 설치하고 중국에 도착 후 차이나모바일 통신망으로 로밍하면, 두 통신사가 앱을 호환해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중국 고객이 한국에서 모바일카드를 사용할 때에도 같은 방식이다.
KT와 비씨는 우선 국내에서 중국 은련 모바일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후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 타깃 1순위는 비씨카드를 교통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이며, 점차 사용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 비씨카드와 은련은 모바일카드와 관련 국제표준이 없는 상황에서, 호환 작업을 통해 국제 표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비씨카드 측은 “해외 국가들 또한 플라스틱 카드에서 모바일카드로 급속히 결제 구조가 바뀌고 있는 만큼 강력한 협력체제를 구축한 은련, 스타 네트워크사 등과 한-미-중 규격 호환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
길재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