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스닥 독립 맞춰 활성화 대책 앞당겨야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 시장으로부터 독립한다. 금융 당국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한국거래소 이사회로부터 떼어내는 것을 뼈대로 한 구조개편안을 내놨다. 2005년 유가증권시장과 합쳐져 운영된 이후 잃어버린 역동성을 되찾아보겠다는 의지다.

코스닥 시장은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 5월 말 최고점을 찍은 후 계속 정체됐다. 투자자 간담을 늘 싸늘하게 만드는 상장폐지 위협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투자자도, 상장 기업도 시장 열기가 식었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주식 시장이 경기를 반영하기 마련이지만 코스닥이 유가증권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곤란하다. 코스닥 기업은 유가증권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미래 투자가치가 더 중시돼야 할 기업들이다. 두 시장이 동질화했다는 것은 코스닥 기업 차별성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독립시키는 참에 코스닥 시장 구조를 혁신·기술형 중소·벤처기업 중심으로 다시 바꾸겠다는 금융당국의 시도는 적절하다.

정부는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수도 늘린다. 중소·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에도 위원 추천권을 준다. 자본 시장 생리와 중소·벤처 기업 현실을 두루 아는 이 추천 위원들이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 게 기여해야 할 것이다.

코스닥 시장은 독립만으로 활성화하지 않는다. 역동성을 찾으려면 투자자든, 상장기업이든 더 많아져야 한다. 정부는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를 포함한 시장 활성화 대책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다. 이 시점을 더 앞당겨야 한다. 대책을 코스닥 시장이 독립할 9월께 내야 시장 활성화 효과는 극대화한다.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자금 조달 경로로 코스닥 산하에 새로 만든 코넥스 시장도 덩달아 활성화한다.

코스닥은 96년 등장 이후 혁신 기술기업 육성의 산실이었다. 벤처거품 논란도 빚었지만 IMF 경제 위기 속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한몫을 했다. 8년 만에 다시 홀로 선다. 이제 창조경제의 산실이라는 새 역할을 요구받는다. 정부가 더 속도감 있게 시장 활성화 대책을 병행해야 코스닥이 제 구실을 한다. 위원장과 위원 자리 더 느는 일만 돼선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