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슈퍼 와이파이

산에 둘러싸인 산간지역에서 쓸 수 없었던 `와이파이`를 앞으로는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유선망이 통하지 않는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슈퍼 와이파이106(Super wifi)`가 떠오르고 있다. 기존 와이파이로는 한계가 있는 인구저밀도, 산간지역 등에서는 넓은 커버리지를 갖는 핫스팟 형태의 슈퍼 와이파이를 활용할 수 있다. 2~3층 목조 건물 안에도 현재 와이파이 투과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홈 네트워크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슈퍼 와이파이의 도입을 둘러싼 오랜 논의 끝에 정부가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슈퍼 와이파이`라 불리는 TV 화이트 스페이스(TVWS) 활용을 위한 시범서비스 사업자를 이번 주 선정한다.

슈퍼 와이파이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만든 용어로 방송 대역 중 지역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주파수 대역이다. 기존 와이파이 주파수 대역보다 전파도달 거리, 전파투과 특성 등이 뛰어나 `슈퍼 와이파이`라고 불린다. 근거리 무선통신26기술의 일종으로 주파수 손실이 적어 이론적으로 기존 와이파이보다 전송거리가 100배 가까이 길다. 건물 투과율도 9배 우수하다. 멀리 떨어진 건물 안이라도 와이파이가 잘 잡힌다는 말이다. 신호도 잘 잡힐 뿐만 아니라 농촌을 비롯한 광대역 서비스로도 활용 가능해 황금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모바일 데이터 이용급증으로 모든 이동통신사업자는 주파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으로 슈퍼 와이파이는 통신 사업자에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은 분야다.

주파수 자원 중 1.6㎓ 이하 저대역은 전파특성이 우수해 전 세계적으로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 점유로 신규 할당은 어려운 실정이다. 디지털 TV 전환 이후 TVWS가 확보되면서 세계 각국은 기술 개발과 정책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파투과 특성이 좋은 슈퍼 와이파이를 지역자치단체의 공공안전 분야와 인구 저밀도, 산간지역을 대상으로 무선 인터넷 제공 등 다양한 분야의 활용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슈퍼 와이파이는 지자체나 공공기관 소방·응급 의료 등의 영상전송과 관광·안전·교통·생활정보 등의 특화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FCC는 2003년 주파수 공유 가능성을 발표하고 2004년부터 의견수렴, 실험검증 등을 거쳐 2008년 정책 초안을 제정했다. 2009년에는 5개 지역에서 슈퍼 와이파이, 센서네트워크, 스마트그리드108, 헬스케어 등 다양한 광역 커버리지 모델의 시범서비스를 했다. 이듬해인 2010년 9월 슈퍼 와이파이 등의 용도로 TVWS 사용을 허가하는 최종 정책을 발표했다.

TVWS 비면허 사용을 허용하고 기존 TV대역 사용자의 간섭방지를 위한 간섭회피, 출력전력 등의 기술 기준을 마련했다. 2008년 초안에서는 간섭회피방식으로 CR188(Cognitive Radio188) 기술을 적용한 스펙트럼센싱 방식과 중앙서버로부터 가용채널 정보를 받아오는 DB접속 방식을 모두 허용했지만 2010년 최종안에서는 스펙트럼센싱 방식의 개발수준과 경제성을 이유로 DB접속 방식을 의무화했다. 향후 기술개발 추이에 따라 스펙트럼센싱 방식도 허용할 예정이다.

일본은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다. 일본국립정보통신연구소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TV유휴대역을 이용한 와이파이 전송 표준을 준수하는 무선공유기(AP)와 터미널을 개발했다. 이 AP 단말기는 TV 주파수 대역 54~88㎒와 470~806㎒ 중 기존 사용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 주파수를 자동으로 선택해 연결한다. 연구소는 향후 소형화, 저전력화해 세계 표준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유럽도 슈퍼 와이파이 도입에 적극적이다. 핀란드 통신규제위원회(피코라)는 올해 TV유휴대역을 활용하려고 주파수 공유기술인 CR(Cognitive Radio)를 이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CR는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서비스와 단말기를 사용해 주파수 간섭 등을 최소화한 기술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이동통신업체인 페어스펙트럼과 노키아, 알토 대학 등이 참여했다. 유럽 최초로 약 40㎢ 지역 내 470~790㎒ 대역에서 주파수 간섭이 일어나지 않고도 공유할 수 있는 시간대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영국은 2007년 DTV전환 정책 수립과 함께 TVWS의 비면허 허용 방침 의견수렴을 시작했으나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오프콤은 올해 1월 `TV유휴대역 내 기기 이용요건에 관한 정책안`을 발표했다. 슈퍼 와이파이, 시골지역의 브로드밴드 보급, 사물지능통신(M2M159) 활성화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프콤은 영국 90%의 지역에서 100㎒ 이상 유휴대역 확보가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국내도 슈퍼 와이파이 시범서비스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방통위는 2012년 제주도 시범서비스 이후 2013년 지역 확대 계획을 수립했으나 조직이 미래부와 이원화되면서 늦춰졌다. 그러나 곧 사업자를 선정하고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슈퍼 와이파이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있다. 방송사업자는 방송신호 간섭을 우려해 TVWS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TVWS의 원만한 도입을 위해서는 TV방송신호 보호가 우선돼야 하므로 방송사, 산업체, 통신사,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실내외 전파간섭 실증실험 등으로 객관적인 기술기준을 마련이 필요하다. 또 많은 유휴채널의 확보와 함께 연속된 유휴채널의 확보가 TVWS 활성화 관건이므로 정밀한 방송신호 지리정보 산출 등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자료: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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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