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인터넷 불건전 콘텐츠 필터링을 화웨이가 한다?

중국과 서방 국가 사이의 사이버 테러전이 만연한 가운데, 영국의 인터넷 검열을 중국 업체가 맡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26일 BBC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최근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영국 정부가 선정한 용역업체 `톡톡`이 화웨이가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톡톡은 지난 2011년 출시한 주력 제품인 인터넷 필터링 시스템 `홈세이프`로 시장에서 호평 받으며 성장했다. 톡톡은 앞서 BBC와 인터뷰에서 화웨이와의 관계가 좋은 편이라고 전해 관심을 모은 바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도 톡톡의 제품이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기업 배경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영국 정부는 톡톡을 자국이 정한 인터넷 필터링 정책의 수행 업체로 지정했다. 해당 정책에 대한 캐머런 총리의 까다로운 요구를 모두 만족시킨 거의 유일한 업체가 톡톡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IT부처 장관 마틴 토마스는 “수행 업체가 필터링할 블랙리스트 사이트를 잘못 지정하는 등의 오류를 범하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인터넷 사이트의 노출 여부를 쥐고 있는 수행업체의 기술적 정확성 등을 두루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톡톡 측은 처음엔 “화웨이에서는 장비만 들여왔으며 실질적인 기술적 협력은 시만텍과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만텍이 기술 협력한 적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1년 이상 톡톡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자 톡톡은 최근 자사 시스템 안에서 화웨이가 웹사이트 블랙리스트를 관리하고 인터넷을 모니터링하는 업무를 직접적으로 맡고 있다고 인정했다.

영국과 미국의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화웨이와 중국 정부 사이가 의심된다는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사이버테러를 위해 중국 정부가 화웨이와 모종의 밀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